SKT "디즈니플러스와 제휴 확정 안 돼…외국사업자와 쉽게 안 할 것"
KT·LGU+ "넷플릭스에 망대가 받아야"…웨이브 "경쟁 불공정해"
KT와 LG유플러스가 자사와 제휴한 넷플릭스에 망 이용대가를 받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강국현 KT 커스터머 부문장은 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나와 양정숙(무소속) 의원의 질의에 "넷플릭스와 망 이용대가를 협상하고 있다"며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이 확정되면 (넷플릭스에서) 망 이용대가를 받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KT는 넷플릭스와 제휴하면서 계약상 망 사용료를 받기로 했다고 언급했지만, 그 근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힌 바가 없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이른바 '넷플릭스법'(개정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이 마련되는 대로 후속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역시 이에 대해 "전체적으로 (통신사의) 협상력을 높여서 (망 이용대가를) 받는 쪽으로 노력하는 게 맞을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KT에 앞서 넷플릭스와 계약한 LG유플러스는 망 사용료를 받지 않는 대신 캐시 서버를 두고 대량의 트래픽을 소화하고 있다.

강 부문장은 넷플릭스 등 외국계 OTT와 제휴하는 것이 국내 콘텐츠 생태계에 위협을 가하는 것 아니냐는 한준호(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대해 "유튜브, 넷플릭스는 우리나라 동영상 트래픽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KT는 자체 OTT인 시즌을 키우면서 외국계 OTT를 보는 선택지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황 사장은 "LG유플러스는 가입자가 적어 자체 콘텐츠에 투자하면서 OTT를 키우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제휴 관계를 통해 경쟁력을 만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KT·LGU+ "넷플릭스에 망대가 받아야"…웨이브 "경쟁 불공정해"
반면 SK텔레콤과 국내 OTT 대표 사업자로 참석한 웨이브는 국내 OTT를 키우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유영상 SK텔레콤 MNO 사업대표는 디즈니 플러스와 제휴를 추진 중이냐는 윤영찬(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확정된 게 없다"며 "충분히 대등한 힘을 가지고 제휴할 수 있을 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1위 사업자의 책임감을 가지고 외국 사업자와 쉽게 제휴하기보다는 국내 OTT 산업을 키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말했다.

이태현 웨이브 대표는 KT와 LG유플러스를 겨냥해 "일부 통신사의 넷플릭스 제휴는 공정하지 않다"며 "웨이브나 왓챠 같은 다른 OTT는 앱을 깔아야 하는데, IPTV에서 넷플릭스와 제휴하는 것은 접근성에 차별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글로벌 OTT와 경쟁하기 위해 최소 규제 원칙이 지켜졌으면 한다"며 "정부에서 콘텐츠 제작을 위한 펀딩, 해외 진출을 위한 지원을 해주시면 차후에는 글로벌사업자와 콘텐츠 본연에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OTT 문제는 단순히 플랫폼이 아니라 콘텐츠 경쟁력에 대한 문제"라며 "기존 미디어와 OTT 간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국내 OTT가 해외 진출하는 데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