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 4남매 6개월 전 마스크 500장 기부…"저금통 깨 구입비 마련"
"어려운 이웃 어르신들 위해 나눔 실천했던 아이들 감염돼 안타까워"
'안따까운 감염'…마스크 기부로 '나눔' 실천 4남매 코로나 확진
한푼 두푼 모은 용돈으로 구매한 마스크를 기부하며 '따듯한 나눔'을 실천했던 4남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7일 전북 정읍시에 따르면 이 남매는 마스크 구매가 어려운 동네 어르신들을 위해 지난 4월 정읍시 정우면사무소에 마스크 500장을 선뜻 내놨다.

마스크 500장은 초등학교와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 4남매가 부모로부터 받은 용돈을 조금씩 모아 마련했다.

마스크를 기부하기로 마음먹은 이후부터 용돈을 모아둔 저금통을 깨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기부 당시 4남매는 "우리가 기부한 마스크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어른들과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조희산 정우면장도 "마스크를 전달받을 어르신과 아이들에게 4남매의 마음을 꼭 전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약 6개월 뒤인 지난 5일 이 남매는 코로나19에 확진됐다.

아이들의 어머니이자 전북 133번째 확진자인 30대 A씨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보건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A씨와 접촉했던 시댁과 친정 식구의 감염이 이어진 이후 정우면 양지마을 확진자가 모두 12명으로 늘면서 마을은 '동일 집단격리' 조치됐다.

정읍시 관계자는 "마스크를 구매하러 가기 어려운 동네 어른들과 아이들을 위해 마스크를 기부했던 아이들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안타까운 마음"이라면서 "마을에서 확진자가 더 나오지 않도록 방역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