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독립성이 정치 압력을 받아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진단을 담은 유럽중앙은행(ECB)의 보고서가 나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7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보고서는 2018∼2019년 기준 세계 경제 생산량의 75%를 차지하는 13개 통화당국의 상황을 들여다본 결과 절반가량이 사실상 자율권의 악화를 경험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정부가 통화 정책이 성장 목표를 살피도록 압박하는 가운데 (중앙은행의) 기관 독립성이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앙은행들이 국채 매입과 일부 비전통적인 경기 부양 조치를 하고 있음에도 최근 수년간 정치인들의 공세가 거셌다면서 중앙은행의 기관 독립성 황금시대가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동안 금리를 올리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압박한 일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지난해 금리 인하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중앙은행 총재를 해임한 사례를 제시했다.

보고서는 "물가 안정을 위한 중앙은행 독립성에 대한 의견일치의 근거는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최근 상황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ECB 보고서 "중앙은행 독립성 약화…최근 상황 우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