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전호정 박사 "생산공정단계·시간·비용 절감…기존 기술보다 코팅강도 3~4배 우수"

국내 연구진이 치과·정형외과 등의 골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임플란트 표면에 염증을 막아주고 인체조직과 결합을 도와주는 인공뼈를 간단한 공정으로 합성과 코팅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6일 생체재료연구센터 전호정 박사팀이 생체 이식용 재료 표면에 기존 방식보다 세 배 이상 우수한 결합 강도를 갖는 세라믹 인공뼈(하이드록시아파타이트)를 하나의 공정으로 합성과 코팅을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하루 이상의 시간과 수십 단계의 공정이 필요했던 인공뼈 코팅을 단 하나의 공정만으로 한 시간 안에 마칠 수 있다며 현재 국내와 미국 등에 특허를 출원하고, 3~4년 내 상업화를 목표로 국내 의료기업과 후속 연구를 하고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인구 노령화와 함께 골질환이 급증하면서 이를 치료하기 위한 치과·정형외과용 임플란트 사용도 늘고 있다.

하지만 임플란트는 뼈조직과 결합이 빨리 이루어지지 않아 헐거워지거나 염증이 생겨 2차 수술을 해야 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뼈와 같은 성분의 인공뼈를 임플란트에 코팅하는 방법이 쓰이지만, 기존 인공뼈 코팅 방법은 별도의 인공뼈 물질 합성 공정과 코팅 공정 등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임플란트 소재와 인공뼈 코팅층 간 결합력이 약해 쉽게 손상되고 뜯겨 나가기도 한다.

전호정 박사팀은 금속과 고분자 소재를 사용한 생체 이식용 임플란트 표면에 현재 사용되고 있는 코팅 기술보다 세 배 이상 우수한 결합 강도를 갖는 세라믹 인공뼈 코팅 기술을 개발했다.

이들은 인공뼈 물질 합성과 코팅에 하루 이상의 시간과 수십 단계의 공정이 필요했던 기존 인공뼈 코팅 기술 대신 단 하나의 공정만으로 한 시간 안에 인공뼈 물질을 합성하면서 동시에 임플란트 표면에 코팅이 되도록 하는 기술을 구현했다.

연구팀은 인공뼈 원료물질인 인산이온과 칼슘이온 용액 속에 코팅하고자 하는 임플란트용 금속이나 고분자를 넣고 나노초 레이저(nanosecond laser)를 쪼이는 방법을 사용했다.

레이저가 쪼이는 초점 영역의 온도가 국소적으로 1천℃ 이상으로 올라가면서 임플란트 소재 표면이 녹고, 칼슘이온과 인산이온이 반응해 세라믹 인공뼈(하이드록시아파타이트)가 합성되는 동시에 임플란트 표면에 코팅층이 형성된다.

연구팀은 이 기법을 이용하면 인공뼈 코팅 원료 물질을 합성하는 별도 과정이 필요 없고, 고가 장비와 부수적인 열처리 과정 없이 나노초 레이저 장비 하나만으로 현재 임상에서 사용되는 인공뼈 코팅 기법들보다 더 강한 결합력을 갖는 코팅층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임플란트 소재와 인공뼈 코팅의 결합 강도를 비교한 결과 기존 플라스마 분사 코팅법의 경우 11.18N(뉴턴)이었으나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47.2N으로 3~4배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금속 표면뿐만 아니라 기존 공정으로는 구현하지 못했던 정형외과용 플라스틱 임플란트 등 고분자 소재 표면에도 강한 코팅을 구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호정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코팅 기법은 현재 생체재료로 많이 사용되는 티타늄과 폴레에테르에테르케톤(PEEK) 같은 생체비활성 소재의 표면을 간단한 방법으로 생체활성화 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골융합이 필요한 다양한 의료기기로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기능성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