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 끊기자 항공권 위조·체류기간 연장 알선한 중국인 검거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자 출국 항공권을 위조해 동포 40여명을 상대로 국내 체류 기간 연장을 알선한 중국인이 붙잡혔다.

부산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는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중국인 A(20대)씨를 지난달 28일 불구속 송치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부터 3개월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항공권이 없어 출국하지 못하는 국내 단기체류 중국인을 상대로 출국 항공권을 위조해 체류 기간 연장 신청을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출입국·외국인청은 코로나19로 국제항공편이 끊기자 지난 4월부터 사유서 혹은 출국 항공권을 제출할 경우 체류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비대면 전자민원 신청제도를 시행 중이다.

김해 한 여행사에 근무하던 A씨는 1∼3개월 머물 수 있는 관광비자로 들어온 중국인들이 체류 기간 연장 신청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알고 대신 항공권을 구해준다며 속였다.

출입국·외국인청 관계자는 "항공권을 구할 수 없었던 중국인들이 체류 기간 연장 방법을 여행사에 문의했다"며 "A씨가 이들에게 항공권을 구해준다고 한 후 이를 위조해 담당 기관에 제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중국인 48명으로부터 1인당 5∼6만원의 대가를 받았고, 52건의 출국 항공권을 위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출입국·외국인청에 따르면 A씨는 진본 항공권에서 인적사항 등을 지우고, 기존 것과 유사한 글자 폰트, 글꼴 인쇄방식으로 제3의 인적 사항을 기재했다.

과거 중국에서 인터넷 홈페이지를 관리했던 A씨는 포토샵 프로그램을 능숙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입국·외국인청 관계자는 "문제의 여행사를 상대로 압수 수색을 했을 당시 A씨가 직접 위조 항공권을 제작, 시연하는데 2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A씨에게 속은 48명은 국내 합법 체류 목적으로 업무를 맡긴 것이기 때문에 별도 법적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예정이다.

현재 이들은 사유서를 제출해 체류 기간 연장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출입국·외국인청은 코로나19 상황을 이용한 유사 범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외국인 불법 입국과 체류 기간 연장을 알선하는 브로커에 대한 수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