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공격으로 민간인 1명 사망·4명 부상"

아제르·아르메니아 교전 확대…분쟁지역 밖에서도 충돌
남캅카스의 '숙적'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교전이 분쟁지역 밖으로 확대하는 양상이다.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4일(현지시간) 아르메니아 군이 간자시(市)에 로켓을 발사해 민간인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지난 달 27일 개전 이후 양측의 전투는 주로 분쟁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 일대에서 벌어졌으나, 분쟁지역 밖으로도 전선이 확대하는 모습이다.

히크메트 하지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보좌관은 "나고르노-카라바흐와 접한 베이라간 지역에서도 민간인 사상자가 있었다"며 "아르메니아 내부의 군사 목표물을 직접 파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르메니아는 "아제르바이잔을 향해 어떤 직접적인 공격도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아제르바이잔 국방부는 전날까지 아르메니아의 공격으로 민간인 19명이 숨지고 61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가옥 178채가 파괴되고 민간 시설 45곳이 파손됐다고 전했다.

양측이 주장하는 상대방 군의 인적·물적 피해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아르메니아는 아제르바이잔 군의 손실이 병력 2천745명, 무인기 123대, 헬기 14대, 전차 355대, 항공기 14대, 다연장로켓 4대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아제르바이잔은 아르메니아 군이 탱크 230대, 화포 250문, 장갑차량 130대, 방공 시스템 38기, 러시아제 S-300 지대공 미사일 등을 손실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모두 상대방이 전과를 과장하고 있다고 주장하나, 적어도 양측에서 수백 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러시아·프랑스·독일·유럽연합(EU) 등은 즉각적인 휴전과 대화를 촉구했으나, 양측은 전투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양측의 분쟁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옛 소련의 구성국이던 시절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다수인 아제르바이잔 영토였다.

소련이 붕괴하자 나고르노-카라바흐는 독립공화국을 설립한 뒤 아르메니아와 통합하겠다고 선포했으나, 아제르바이잔이 이를 거부하면서 양측은 1992∼1994년 전쟁을 치렀다.

현재 나고르노-카라바흐는 국제법적으론 아제르바이잔 영토지만 실효적으론 아르메니아가 지배하는 분쟁지역으로, 미승인국 '나고르노-카라바흐 공화국'은 2017년 '아르차흐'로 명칭을 바꾸었다.

아제르·아르메니아 교전 확대…분쟁지역 밖에서도 충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