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투어 대회에서 눈 감고 퍼트…공동 7위 선전
가르시아의 특이한 퍼트 방법…'네 눈을 감아봐'
'내가 눈을 감고 쳐도 그보다는 낫겠다.

어, 정말 더 잘 되네?'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눈을 감고 시도하는 퍼트 동작으로 화제가 됐다.

미국 골프채널과 골프위크 등 골프 전문 매체들은 3일 가르시아의 특이한 퍼트 과정에 대해 소개했다.

이날 미국 미시시피주 잭슨의 잭슨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샌더슨 팜스 챔피언십(총상금 660만달러) 2라운드 경기 도중 가르시아가 퍼트할 때마다 눈을 감고 했다는 것이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가르시아는 '눈을 감고 퍼트를 하는 이유를 말해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어떻게 알았느냐"고 되묻고는 "그렇게 한 지 3년 정도 됐다면 믿겠느냐"고 웃어 보였다.

그는 "2017년 마스터스에서 우승할 때도 그랬다"며 "눈으로 직접 보면서 완벽하게 집중하려고 할 때보다 오히려 자유로운 느낌으로 퍼트할 수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 대회에서 이틀 연속 4언더파를 치며 중간합계 8언더파를 기록, 선두에 5타 뒤진 공동 7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 세이프웨이 오픈과 US오픈에서 모두 컷 탈락했고, 2019-2020시즌 페덱스컵 순위 135위로 플레이오프에도 나가지 못한 가르시아는 최근 내림세에서 벗어날 기회를 잡았다.

특히 가르시아는 지난달 말 발표된 세계 랭킹에서 51위로 밀리면서 최근 9년 만에 처음으로 50위 밖의 순위표를 받아들었다.

그는 2019-2020시즌 라운드 당 평균 퍼트 수 29.34개로 공동 142위에 머무는 등 그린 위에서 고전했다.

2020-2021시즌은 초반이기는 하지만 31.5개로 262위다.

미국 골프위크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퍼트로 라운드마다 거의 1.5타를 더 잃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가르시아의 특이한 퍼트 방법…'네 눈을 감아봐'
가르시아는 "이번 대회 그린 속도가 빨라 더 효과를 보는 것 같다"며 "물론 안 들어간 퍼트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긍정적"이라고 '눈을 감고 하는 퍼트'에 대해 자평했다.

그는 "그린 속도가 느리면 스윙 폭이 더 길어지기 때문에 (눈을 감고 하기에) 더 어렵다"며 "퍼트 때문에 그립도 바꿔보는 등 여러 시도를 했는데 리듬을 되찾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이틀 연속 눈을 감고 퍼트를 했다는 가르시아는 "언제부터 시작했다기보다 연습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얻은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물론 눈을 뜨고 퍼트도 하지만 일단 모든 것을 잊고 느낌을 살려서 퍼트할 때가 가장 꾸준한 결과가 나온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컷 탈락한 올해 US오픈 때는 눈을 뜨고 퍼트를 했다는 것이다.

그는 '주위에서 (최근 부진에 따른) 필사적인 몸부림으로 볼 수도 있다'는 취재진의 물음에 "상관하지 않는다"며 "내가 가장 좋은 느낌으로 경기할 수 있으면 된다"고 답했다.

가르시아는 "퍼트할 때 눈을 뜰지 말지는 그때마다 상황에 따라 다르다"며 "최근 4년 사이에는 눈을 감고 시도한 퍼트가 70∼75%는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런 방식을 권하겠느냐'는 물음에는 "물론"이라며 "어차피 정답은 없기 때문에 뭔가 문제를 겪고 있다면 어떤 느낌이 좋은지 시험해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11월 마스터스가 있는데 자신감이 점점 올라오고 있다"며 "원하는 느낌에 좀 더 가까워지는 것 같다"고 '눈을 감은 퍼트'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