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관 아닌 다른 이로부터 감염 가능성…최근 일주일간 매일 공개행사
보좌관 확진후 모금행사 참석 비판론…트럼프 밀접접촉자 검사·격리 주문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경로가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전파자 역할을 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감염경로 아직 몰라…'종횡무진' 행보에 전파자 우려도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확진 사실이 외부에 알려진 것은 2일(현지시간) 새벽으로, 호프 힉스 백악관 보좌관의 감염이 1일 언론을 통해 공개된 이후다.

시간상으로만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일정에 자주 동행한 힉스 보좌관에게서 옮았을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로는 다른 경로를 통해 감염됐을 개연성이 적지 않다.

외신 보도를 보면 힉스 보좌관은 이틀 전인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의 미네소타 유세에 동행했다가 돌아오던 에어포스원 안에서 가벼운 증상을 느끼기 시작해 기내에서 다른 탑승자들과는 격리됐다고 돼 있다.

그러나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 역시 미네소타주 유세를 끝낸 후 비행기 안에서 잠이 든 모습을 보였고, 그 이튿날 모금 행사 때는 무기력해 보였다고 보도했다.

또 확진 사실이 알려지기 전 트럼프 대통령을 접촉한 인사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목소리가 쉬어 있었고 이는 최근 유세 때문이라고 추측했다는 전언도 있다.

코로나19 잠복기가 평균 4~7일임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힉스 보좌관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서 옮았을 가능성이 큰 부분이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 어떻게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일주일 동안 활발한 대외 행보를 벌였다면서 전파자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공영라디오 NPR는 "대통령이 최근 방문한 도시와 주의 보건당국은 대통령 부부 및 동행자와 밀접 접촉한 이들과 연락하기 위해 노력한다"며 "대통령 행사에 참석한 이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수 있음을 우려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트럼프 감염경로 아직 몰라…'종횡무진' 행보에 전파자 우려도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일주일간 매일 공개일정에 나서며 종횡무진으로 움직였다.

그가 감염된 상태였다면 이런 행보가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결과로 이어졌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지명 행사를 가졌고, 27일에는 골프장을 다녀온 뒤 저녁에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등 군 장성들과의 행사를 진행했다.

28일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일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코로나19 검사 능력 향상에 관한 브리핑을 했다.

또 29일에는 첫 대선 TV토론에 참석하기 위해 부인과 자녀, 백악관 고위인사, 선거캠프 직원들과 비행기로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를 찾았다.

30일에는 수천명의 군중이 참석한 가운데 미네소타주에서 유세를 개최했고, 이달 1일에는 버지니아주 모금행사에 참석했다.

특히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이 모금행사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출발하기 직전에 힉스 보좌관의 확진 사실을 들었다고 언급한 것에 비춰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알고도 행사에 참석했다는 비판론까지 있다.

아시시 자 브라운대 교수는 자신의 트윗에 지난달 26일 이후 대통령 근처에 있던 모든 사람은 검사를 받아야 하고, 29일 이후 밀접 접촉자는 대통령이 이미 감염된 상태였을 수 있기 때문에 격리 조처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