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방문 미 폼페이오 "이탈리아-중국 경제적 밀착에 우려"
이탈리아를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이탈리아-중국 간 경제 협력 진전에 강한 우려의 뜻을 전달했다.

현지 언론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30일(현지시간)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중국이 전략적 목적에 따라 이탈리아에서의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와 관련한 미국의 우려를 화두로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 정부는 중국 기술기업에 의해 야기되는 국가안보 및 개인정보 관련 위협을 이탈리아 정부가 신중하게 고려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특정 기업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5세대 이동통신(5G) 구축 사업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배제할 것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에 디 마이오 장관은 미국의 입장을 이해하며 5G 등 중국 관련 이슈에 대해선 미국을 비롯한 핵심 우방들과 보조를 같이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탈리아는 주요 서방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중국의 글로벌 확장 정책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에 참여하는 등 중국과 밀접한 경제·외교적 관계를 유지해왔다.

다만, 최근 이탈리아 최대 통신업체인 텔레콤 이탈리아(TIM)의 5G 구축 사업 입찰에 화웨이가 참여하지 않는 등 일부 변화의 조짐도 감지됐다.

일각에서는 지속적인 미국의 압력에 더해 유럽연합(EU)도 화웨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냄에 따라 사실상 입찰에서 배제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탈리아는 EU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받은 회원국을 돕고자 도입한 회복기금의 최대 수혜자로, EU와의 원만한 관계가 핵심 이슈로 부각된 상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