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重, 소형원전 기기 1.5兆 수출 눈앞
두산중공업이 미국 소형 원자력발전소에 원자로 모듈 등 핵심 기자재를 수출하는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 원전 전문업체 뉴스케일파워의 소형모듈원전 모델(SMR·조감도)이 최근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 심사를 최종 통과했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은 30일 뉴스케일이 건설하는 SMR이 설계인증 심사를 통과하면서 1조5000억원어치의 원전 기기 수출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밝혔다. 소형모듈원전이 NRC 심사를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IBK투자증권 등과 함께 뉴스케일에 4400만달러(약 520억원)가량을 투자해 지분을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SMR에 들어갈 13억달러(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원자로 모듈 등 기자재 납품 계약을 따냈다. 두산중공업이 공급할 원자로 모듈은 핵분열을 통해 증기를 발생하는 핵심 설비다.

NRC 설계인증 심사 통과는 뉴스케일 SMR 모델의 안전성과 신뢰성이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공인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뉴스케일은 이에 따라 미국은 물론 캐나다, 체코, 요르단 등에서 소형원전사업을 본격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약점으로 꼽히는 날씨에 따른 출력 변동성을 보완하기 위해 소형 원전을 도입하기로 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설립한 원자력 발전사 테라파워도 소형 원전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뉴스케일의 소형 원전 첫 수주는 발전사 UAMPS가 미국 아이다호주에 추진 중인 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720㎿ 규모인 이 프로젝트는 60㎿급 SMR 12기로 구성되며 2023년 착공해 2029년 상업운전을 시작한다. 두산중공업은 내년부터 주단소재, 주기기 등을 본격 수주하고 제작에 들어갈 예정이다. 나기용 두산중공업 원자력BG장은 “SMR은 기존 대형 원전에 비해 안전성 경제성 운용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