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로…코로나 전국 확산세 속 사망자 급증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을 넘어 전국 곳곳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신규 확진자 중 치명률이 높은 60세 이상 비율이 급증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고령 확진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그만큼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그간의 분석과 예측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사망자는 5명 늘어 누적 321명이 됐다. 코로나19 사망자 통계에는 확진돼 치료를 받던 중 사망한 경우와 사후 진단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경우가 모두 포함된다.

이달 초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20∼40명대였을 때 발표일 기준 사망자 수는 5일 1명, 7일 1명, 8일 1명, 9일 1명 등이었다.

최근의 집단감염이 본격화한 지난 14일 이후로는 신규 확진자 수가 세 자릿수로 늘어나면서 20일 1명, 21일 2명, 25일 1명, 26일 2명, 27일 1명 등으로 소폭 증가하더니 28일에는 3명, 전날에는 5명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지난 2∼3월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대구교회 집단감염 여파로 대구·경북에서 확진자 수가 급증했을 때를 제외하면 사망자가 나오지 않거나 1∼2명 발생하는데 그친 것을 고려하면 3명, 5명은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다.

문제는 사망자 증가세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방역당국도 확진자 발생과 사망자 발생까지의 시차를 고려하면 사망자 수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사망자 발생 빈도가 잦다는 것은 전체적인 발생 규모가 크다는 것에도 기인하지만, 빠른 증가 속도도 기인한다"며 "지난 2∼3월 대구·경북지역의 폭발적인 발생 증가와 8월의 수도권 증가 자체가 일부 유사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확진자 발생 이후 1주일에서 열흘 정도가 지나면 위중·중증환자로 (이어지고), 또 시간이 더 지나면서 한 달 뒤에 사망자 규모가 늘어나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고령 환자가 늘어나는 흐름을 우려하고 있다.

고령층의 경우 치명률이 높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치명률은 50대 이하에선 채 0.5%가 안 되지만 60대 1.48%, 70대 6.70%, 80세 이상 21.12% 등으로 급격히 올라간다.

전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323명 중 60대 이상이 121명으로, 37.4%에 달했다.

최근 감염자가 많이 나오는 집단발병 사례에서도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가까이 된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사례에선 전날 낮 12시까지 1천18명이 확진됐는데 이 가운데 50대 이상이 423명(41.6%)이고, 광복절 집회와 관련해선 약 300명 중 49.2%가 60대 이상이다.
위중·중증환자 수 (사진=중앙방역대책본부)
위중·중증환자 수 (사진=중앙방역대책본부)
이처럼 이달 중순부터 고령 환자가 늘어나면서 위중·중증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산소치료를 받는 중증 환자와 기계 호흡을 하는 위중 환자는 전날 0시 기준 64명으로 늘었다. 지난 18일에는 위중·중증 환자 수가 9명으로 한 자릿수까지 감소했는데 10여일 만에 7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위중·중증환자 64명 가운데 60세 이상이 54명으로, 84.4%를 차지한다.

권 부본부장은 "젊은 층에서 코로나19는 상당 기간 앓고 나면 회복할 수 있는 감염병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 부모나, 조부모, 또 기저질환자에게는 생명이 달린 문제"라면서 "코로나19 유행이 종료되는 날까지 이를 깊이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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