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주가가 모처럼 급등했다. 다음달 23일로 예정된 테슬라의 ‘배터리데이’를 앞두고 제기됐던 각종 우려가 과도하다는 시장의 평가가 나오면서다. 경쟁업체인 중국 CATL의 배터리가 연일 폭발하며 안전성 논란에 휩싸인 영향도 받았다.

26일 LG화학은 6.17% 오른 75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SDI(2.82%), SK이노베이션(0.31%) 등 다른 2차전지주를 웃도는 상승세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LG화학 갑자기 치솟은 이유는
최근 2차전지 주가를 누르던 테슬라 배터리데이를 둘러싼 우려가 해소되고 있는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최근 발표된 테슬라의 배터리데이 소식은 국내 2차전지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테슬라가 다음달 23일 배터리데이에서 배터리 내재화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는 우려였다. 테슬라가 중국 CATL과 손을 잡고 배터리 내재화에 나서면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의 성장성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우라는 평가가 우세해지고 있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LG화학도 올 2분기 들어서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정도로 장기간 투자와 누적된 기술력이 필요한 분야인 만큼 향후 10년 내에 내재화하는 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내재화를 언급하는 것은 배터리 가격결정권을 가져가려는 전략 정도로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CATL 배터리 폭발 사고가 나면서 안전성 문제가 불거진 것도 LG화학에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중국 완성차 업체 광저우자동차(GAC)의 ‘아이온S’에서 지난 12일과 23일 잇따라 화재가 발생했다. 발화지점으로 의심되는 배터리를 CATL이 공급했다. 주행거리를 높이기 위해 양극재 내 니켈 비중을 높인 배터리였다. 니켈 비중을 높이면 안전성이 낮아지는데 이를 극복하는 게 핵심 기술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