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서 건강권 위협 악취 민원 증가…공단 화학물질이 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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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최근 민원 빗발하자 공단 화학물질 유출 2건 추적 확인
고질적 문제 불구 대부분 '원인 불명'…"악취-화학물질 상관관계 규명해야" 울산에서 여름마다 악취 민원이 빈발하는 가운데 그 원인이 공단에서 새어 나온 화학물질로 지목되면서 시민 불편은 물론 건강권 위협 우려까지 낳고 있다.
화학공장이 밀집한 대형 공단이 있는 울산에서는 악취 민원이 잦은 편이다.
울산시가 집계한 악취 민원 건수를 보면 2017년 637건, 2018년 735건, 지난해 805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특히 3년간 발생한 민원의 43%가량은 모두 여름(6∼8월)에 집중됐다.
이처럼 악취 피해가 빈발하는 데다 특히 그 절반 가까이가 여름철에 발생하고 있지만, 그동안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남구 석유화학공단이나 울주군 온산공단 등이 악취 원인지로 지목되면서도, 여름철 바다에서 육지 쪽으로 부는 해풍이나 기압 등 기상 요인 때문에 때때로 악취가 심해지는 정도로 여기는 일이 많았다.
그런데 24일 도심에서 악취 민원이 빗발친 가운데 그에 앞서 남구와 울주군 공단에서 잇따라 화학물질이 유출됐던 것으로 확인돼, '역시 악취 원인은 공단 화학물질이 아니냐'는 추정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0분께부터 약 2시간 동안 신정동과 수암동 등 남구지역에서만 50여 건에 달하는 악취 민원이 접수됐다.
같은 시간대 중구와 울주군에서도 10건 이상씩 민원이 제기됐다.
대부분 메케하고 비릿한 냄새가 난다는 신고였고, 두통 등을 호소하는 피해도 있었다.
남구는 신고가 접수된 지역을 중심으로 악취 포집기를 활용해 점검에 나섰지만,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이에 시는 남구, 울주군, 낙동강유역환경청 등과 합동으로 석유화학공단과 온산공단까지 범위를 넓혀 조사를 벌였고, 그 결과 일부 공장에서 화학물질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당일 오전 8시 40분께 남구 대한유화 울산공장에서 용매의 한 종류인 노르말 헥산이 일부 유출됐다.
밸브 조작 실수로 발생한 이 사고는 오후 2시 30분께 수습이 완료됐다.
또 오전 10시께 울주군 이수화학 온산공장에서도 펌프 플랜지 볼트 부근에 남아있던 옥텐 10ℓ가량이 유출됐다.
옥텐은 고분자 분자량 조절제로 석유 계통 물질이다.
해당 사고가 발생한 지자체들은 사고와 악취 발생에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을 작게 보고 있다.
울주군은 옥텐이 냄새가 나는 물질은 맞지만, 분자가 무거워 10㎞ 이상 떨어진 남구까지 냄새가 날아갈 수 없다고 분석했다.
남구는 노르말 헥산이 쉽게 증발하고 냄새가 심하지 않은 물질인 데다, 최초 유출된 시각과 악취 발생 시점 사이에 시차도 커서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이들 사고와 악취 발생 연관성을 규명하고자 해당 공장에서 악취 시료를 채취해 분석하고 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공단의 화학물질 유출과 악취 발생의 상관관계를 보다 정교하게 조사·분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명피해나 화재 등 눈에 띄는 피해를 동반하지 않는 화학물질 유출 사고는 조용히 넘어가는 일이 일쑤인데, 그런 '숨은 사고'들이 악취를 유발하는지를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구에 사는 주민 정모(55)씨는 25일 "악취가 분명히 나는데도 '원인을 알 수 없다'는 결론을 들을 때마다 납득이 쉽지 않았다"라면서 "공단 화학물질로 악취가 발생하는 것이라면 단지 불편한 수준을 넘어 주민 건강까지 걱정되는 상황이므로, 관계 기관들이 책임감을 갖고 조속히 원인을 규명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고질적 문제 불구 대부분 '원인 불명'…"악취-화학물질 상관관계 규명해야" 울산에서 여름마다 악취 민원이 빈발하는 가운데 그 원인이 공단에서 새어 나온 화학물질로 지목되면서 시민 불편은 물론 건강권 위협 우려까지 낳고 있다.
화학공장이 밀집한 대형 공단이 있는 울산에서는 악취 민원이 잦은 편이다.
울산시가 집계한 악취 민원 건수를 보면 2017년 637건, 2018년 735건, 지난해 805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특히 3년간 발생한 민원의 43%가량은 모두 여름(6∼8월)에 집중됐다.
이처럼 악취 피해가 빈발하는 데다 특히 그 절반 가까이가 여름철에 발생하고 있지만, 그동안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남구 석유화학공단이나 울주군 온산공단 등이 악취 원인지로 지목되면서도, 여름철 바다에서 육지 쪽으로 부는 해풍이나 기압 등 기상 요인 때문에 때때로 악취가 심해지는 정도로 여기는 일이 많았다.
그런데 24일 도심에서 악취 민원이 빗발친 가운데 그에 앞서 남구와 울주군 공단에서 잇따라 화학물질이 유출됐던 것으로 확인돼, '역시 악취 원인은 공단 화학물질이 아니냐'는 추정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0분께부터 약 2시간 동안 신정동과 수암동 등 남구지역에서만 50여 건에 달하는 악취 민원이 접수됐다.
같은 시간대 중구와 울주군에서도 10건 이상씩 민원이 제기됐다.
대부분 메케하고 비릿한 냄새가 난다는 신고였고, 두통 등을 호소하는 피해도 있었다.
남구는 신고가 접수된 지역을 중심으로 악취 포집기를 활용해 점검에 나섰지만,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이에 시는 남구, 울주군, 낙동강유역환경청 등과 합동으로 석유화학공단과 온산공단까지 범위를 넓혀 조사를 벌였고, 그 결과 일부 공장에서 화학물질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당일 오전 8시 40분께 남구 대한유화 울산공장에서 용매의 한 종류인 노르말 헥산이 일부 유출됐다.
밸브 조작 실수로 발생한 이 사고는 오후 2시 30분께 수습이 완료됐다.
또 오전 10시께 울주군 이수화학 온산공장에서도 펌프 플랜지 볼트 부근에 남아있던 옥텐 10ℓ가량이 유출됐다.
옥텐은 고분자 분자량 조절제로 석유 계통 물질이다.
해당 사고가 발생한 지자체들은 사고와 악취 발생에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을 작게 보고 있다.
울주군은 옥텐이 냄새가 나는 물질은 맞지만, 분자가 무거워 10㎞ 이상 떨어진 남구까지 냄새가 날아갈 수 없다고 분석했다.
남구는 노르말 헥산이 쉽게 증발하고 냄새가 심하지 않은 물질인 데다, 최초 유출된 시각과 악취 발생 시점 사이에 시차도 커서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이들 사고와 악취 발생 연관성을 규명하고자 해당 공장에서 악취 시료를 채취해 분석하고 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공단의 화학물질 유출과 악취 발생의 상관관계를 보다 정교하게 조사·분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명피해나 화재 등 눈에 띄는 피해를 동반하지 않는 화학물질 유출 사고는 조용히 넘어가는 일이 일쑤인데, 그런 '숨은 사고'들이 악취를 유발하는지를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구에 사는 주민 정모(55)씨는 25일 "악취가 분명히 나는데도 '원인을 알 수 없다'는 결론을 들을 때마다 납득이 쉽지 않았다"라면서 "공단 화학물질로 악취가 발생하는 것이라면 단지 불편한 수준을 넘어 주민 건강까지 걱정되는 상황이므로, 관계 기관들이 책임감을 갖고 조속히 원인을 규명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