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시공업체 대표·현장소장·작업반장·구청 직원 기소의견 송치
지난 6월 2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강남구 하수관 공사 현장 맨홀 추락사고와 관련해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혐의를 받는 현장 책임자 등이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시공을 맡은 건설업체 대표와 현장 소장, 현장 작업반장, 강남구 담당 직원 등 총 4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을 달아 불구속 송치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현장 안전관리와 관리 감독 등을 소홀히 한 점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들이 피해자 유족 측과 합의에 이른 점을 들어 구속 수사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 17일 강남구 도곡동에서는 하수관 빗물받이 신설 및 개량 공사를 하던 작업자 2명이 맨홀에 추락해 모두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 작업자가 먼저 오수관과 이어진 맨홀에 들어갔다가 나오지 않자 굴착기 기사인 다른 작업자가 구조에 나섰다가 함께 사고를 당했다.

당시 맨홀에 이어진 하수도에는 약 5m 깊이로 오수가 차 있었고, 하수도의 일산화탄소 농도는 170ppm에 달했다.

50ppm 이상이면 생명이 위험한 수준이다.

이들은 사고 3시간여만에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로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깨어나지 못했다.

부검 결과 사인은 '질식으로 인한 익사'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작업자들이 일산화탄소 등에 의해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오수에 빠져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