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납치문제·중일관계 교착…코로나 부실 대응에 확진 폭발적 증가
내각 지지율 급락하고 건강 이상설까지 확산
아베, 일본 최장 총리 기록 석권…성과 초라한 1등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24일 일본 최장기 총리 기록을 모두 거머쥐었다.

2012년 12월 26일 재집권해 내각을 발족한 아베 총리는 이날까지 2천799일 동안 연속으로 총리로 재임했다.

이로써 아베 총리는 1964년 11월 9일∼1972년 7월 7일까지 2천798일 동안 집권한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1901∼1975)를 넘어 연속 재임 최장기록을 달성했다.

제1차 아베 내각(2006년 9월 26일∼2007년 9월 26일·366일)까지 합한 통산 재직 기간은 3천165일에 달한다.

아베, 일본 최장 총리 기록 석권…성과 초라한 1등
아베 총리는 앞서 전후 최장 총리, 통산 최장 재임 기록을 새로 쓴 데 이어 24일 연속 재임 최장 기록을 추가하게 됐다.

하지만 재집권 후 7년 8개월이나 이어진 장기 정권치고는 성과가 빈약하다.

특히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정권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아베 총리는 헌법 해석을 바꿔 일본이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법 제도를 정비했으며 개헌을 목표로 삼았으나 임기를 1년가량 남긴 가운데 아베 정권이 주도하는 개헌에 대한 여론의 반감이 큰 상황이다.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겠다며 의욕적으로 '아베노믹스'(경제정책)를 추진해 이목을 끌었고 한때 일부 경제 지표를 개선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가 확산한 가운데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연율 기준 27.8% 감소해 전후 최악을 기록했다.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조건 없이 회담하겠다고 했으나 북한 측은 전혀 호응하지 않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일본 국빈 방문을 성사시켜 중일 관계에 관한 역사적 정치 문서를 발표하려고 했으나 코로나19 확산과 중국에 대한 일본 국내 여론 악화로 실현 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베, 일본 최장 총리 기록 석권…성과 초라한 1등
코로나19 대책도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 4월 긴급사태를 선포하고 강제력을 동반하지 않는 외출 자제·휴업 요청 등을 중심으로 한 방역 대책을 펼쳤고 하루 신규 확진자가 두 자릿수까지 감소하자 아베 총리는 "일본 모델의 힘을 보여줬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하지만 긴급사태를 해제한 후 경제 살리기와 방역의 병행을 표방한 가운데 확진자 증가 속도가 다시 빨라졌고 국내 여행까지 장려하면서 상황이 반전했다.

최근 한 달 사이에 일본의 확진자는 약 3만5천명이나 증가했다.

이는 앞선 4개월간 발생한 확진자보다 많은 수준이다.

아베, 일본 최장 총리 기록 석권…성과 초라한 1등
아베 정권이 코로나19 확산에 갈팡질팡 대응하는 가운데 내각의 지지율은 재집권 후 두 번째로 낮은 36.0%(교도통신)까지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아베 총리의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분석이 확산하고 있다.

그는 이달 17일 갑자기 게이오대(慶應大)병원을 방문해 7시간 넘게 검사를 받았으며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의 건강 이상설을 연일 보도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의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 아베 총리가 즉시 또는 연내에 퇴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50%에 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