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 수련 연작 시리즈 그림을 보면서 음악의 연작을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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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조은화는 24일 서울 잠실 롯데 콘서트홀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오는 30일 연주되는 자신의 작품 '때로는 자유롭게, 때로는 추구하며'에 관해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롯데콘서트홀에서 이달 30일까지 진행되는 음악 축제 '클래식 레볼루션' 참석차 고국을 방문했다.
조은화는 현재 독일에 거주 중이며 한스아이슬러 음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클래식 레볼루션' 마지막 날에는 크리스토프 포펜의 지휘로 서울튜티챔버오케스트라가 조은화의 곡 '때로는 자유롭게, 때로는 추구하며'를 연주한다.
조은화가 지난 2009년에 시작한 연작 중 하나로, 제목이 붙은 유일한 연작 곡이다.
베토벤 첼로 소나타에 영감을 받아 쓴, 일종의 '베토벤 오마주' 작품이다.
애초 첼로 협주곡으로 작곡됐으나 30일 공연에선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편곡돼 새롭게 연주된다.
그는 "베토벤은 나를 돌아보게 하는 작곡가다.
그는 항상 새로움을 주고, 해를 거듭할수록 좋아지는 것 같다"며 "한국에 와 2주간의 격리 기간에 TV를 보며 역주행이라는 단어를 배웠는데, 베토벤은 내게 매년 역주행과 같다"고 말했다.
1973년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조은화는 2002년 한스 아이슬러 프라이스 작곡 부문에서 우승했으며 2009년에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작곡 부문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이 밖에도 부조니 작곡상, 바이마르 작곡상, 대한민국작곡상 최우수상 등 국내외 유명 작곡상을 두루 받았다.
그는 "지금의 관심사는 소리가 공간에서 어떻게 흐르느냐에 대한 것"이라며 "서양 음악뿐 아니라 한국 사람이어서 그런지, 한국 전통음악에 대한 관심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전통 음악이 매우 훌륭하고, 잠재력도 있는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기회가 닿는 대로 국악기를 배우고 작품을 쓰고 있습니다.
서양 악기를 활용해 곡을 쓰는 게 편하지만, 앞으로 써야 할 작품은 국악과 관련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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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