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내티전 6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빅리그 데뷔승 수확
박찬호처럼…'첫승' 김광현 "국민들에게 작은 힘이 됐으면"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자신의 메이저리그 데뷔 첫 승리 소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든 우리 국민들에게 작은 힘이 되길 기원했다.

김광현은 23일(한국시간) 미국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을 볼넷 없이 3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팀의 3-0 승리로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두 번째 선발 등판에서 감격의 빅리그 첫 승리를 수확했다.

하필이면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친 올해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선 김광현은 갖은 우여곡절을 거쳐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선발승을 이뤄냈다.

경기 뒤 화상 인터뷰에서 김광현은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마운드에 올라가서 (선발투수로) 이기기까지 해서 기분이 좋다"며 승리투수가 된 소감을 전했다.

김광현은 지난 18일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한 빅리그 선발 데뷔전에서 3⅔이닝 3피안타(1피홈런) 3볼넷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다음 선발 등판에서는 볼넷을 줄이고, 선발 투수로서 많은 이닝을 책임지겠다고 다짐한 김광현은 그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이뤄냈다.

그는 "일단 볼넷이 없었다는 점이 오늘 경기에서 가장 만족스럽다"며 "다만 풀카운트 승부가 많았던 점은 보완해야 할 것 같다.

더 공격적으로 던지려면 스피드가 더 올라와야 할 것 같다"고 자평했다.

김광현은 풀카운트 승부가 많았다며 불만족스러워했지만, 경기가 늘어지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박찬호처럼…'첫승' 김광현 "국민들에게 작은 힘이 됐으면"
경기 소요 시간은 2시간 15분에 불과했다.

김광현은 베테랑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의 사인 거의 그대로 속전속결로 대결했다.

김광현은 이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템포가 빠르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항상 좋은 투구가 나왔다.

그래서 빨리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속이 많이 안 나왔다.

올 시즌은 운동을 하다가 중단하길 반복했다.

또 집에만 있다보니 구속이 안 나오고 있는데, 차차 좋아질 것"이라며 "구속이 안 나와서 변화구로 구속 차이를 크게 뒀다.

슬라이더도 빠른 슬라이더, 느린 슬라이더를 섞었고, 체인지업과 커브도 던졌다.

경기 전 몰리나에게 '슬라이더를 느리게도 던지겠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우타자·좌타자 대응법도 달랐다.

김광현은 "왼손 타자에게는 슬라이더 속도를 조절했고, 오른손 타자에게는 슬라이더를 백도어와 몸쪽을 모두 던지며 구속 차이를 줘 최대한 타자들에게 혼란을 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박찬호를 보고 메이저리그의 꿈을 키웠던 김광현은 박찬호의 활약이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 금융으로 고통받던 국민들에게 큰 희망과 용기를 준 것처럼 자신의 승전보도 그러하길 희망했다.

그는 "한국이 IMF로 힘들었을 때 박찬호 선배나 박세리 선수가 국민들에게 힘을 줬던 걸 기억한다.

그런 걸 보고 자라온 사람으로서 나도 잘해서 한국에 있는 국민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며 "지금 한국에 코로나19가 재확산 중인 걸로 아는데, 멀리 떨어져 있지만 잘하는 모습, 멋있는 모습 보여드리면 국민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지 않을까 싶다.

(류)현진이형은 워낙 잘하고 있고, 나도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