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지점 하류 37㎞에서 숨진 채 발견…남이섬 하류 집중 수색
경찰, 춘천시청 2차 압수수색…고박작업 지시 여부 규명 총력


강원 춘천 의암호 선박 전복사고가 발생한 지 어느덧 보름을 넘어선 21일 실종된 춘천시청 기간제 근로자 2명 중 1명이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이로써 남은 실종자는 1명이다.

실종자 가족은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발견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경찰은 이날 춘천시청을 대상으로 재차 압수수색을 하며 사고 경위 규명을 위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의암호 실종자 16일 만에 발견…"남은 1명도 꼭 찾는다"
◇ 기간제 근로자 1명 실종 16일 만에 '가족 품으로'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0분께 경기 가평군 청평댐 상류 1㎞ 지점에서 실종자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했다.

사고 지점으로부터 물길로 37㎞가량 떨어진 곳이다.

인근에서 수상레저를 즐기던 민간인이 시신을 발견해 신고했으며, 비슷한 시각 경찰 수색팀도 강 한가운데 떠 있는 시신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신은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특수대응단 대원 6명이 인양했다.

발견 당시 시신은 부패가 심했고, 구명조끼 등 옷가지는 대부분 벗겨진 상태였다.

지문 감식을 통해 신원을 확인한 결과 기간제 근로자 A(57)씨로 밝혀졌다.

A씨의 시신은 춘천 호반장례식장으로 옮겨졌다.

이로써 A씨와 함께 환경감시선에 탔던 B(57)씨가 발견되지 않은 가운데 수색당국은 B씨를 찾기 위한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의암호 실종자 16일 만에 발견…"남은 1명도 꼭 찾는다"
사고수습대책본부는 이날도 소방·경찰·공무원 등 255명과 헬기·드론·보트·보드 등 장비 66대를 투입해 수색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9∼20일 의암댐이 발전 방류까지 중단하면서 의암댐에서 경강교에 이르는 15.7㎞ 구간을 정밀 수색한 데 이어 이날부터는 남이섬 하류 구간 수색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남이섬∼청평댐 구간에 비어있는 바지선이나 합수 지점, 수위 하락으로 드러난 수풀 지역을 샅샅이 살피고 있다.

의암댐∼경강교 구간도 수색견을 동원해 육상 수색을 하고 있다.

사고수습대책본부 관계자는 "의암댐∼경강교 구간은 정밀 수색을 거듭한 만큼 남은 실종자도 하류로 멀리 떠내려갔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의암호 실종자 16일 만에 발견…"남은 1명도 꼭 찾는다"
◇ '의암호 사고' 수사전담팀, 춘천시청 2차 압수수색
이번 사고와 관련해 경찰은 이날 춘천시청을 대상으로 2차 압수수색을 했다.

강원지방경찰청과 춘천경찰서 형사들로 구성된 '의암호 조난사고 수사전담팀'은 오전 10시부터 11시 20분까지 춘천시청 환경정책과 등 사무실 3곳에서 압수수색을 했다.

압수수색에는 디지털포렌식 전문요원 3명을 포함해 17명이 동원됐다.

경찰은 지난 12일 춘천시청과 인공 수초섬 관리 업체 사무실 등 11곳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이번 압수수색은 지난번 확보한 '의암호 인공 수초섬 설치 및 관리'와 관련된 서류와 사고 당일 '작업 지시' 여부 및 '사고 발생 전후 상황 대처'와 관련된 증거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추가 자료 확보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이뤄졌다.

수사전담팀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증거자료들을 분석하고, 그동안 확보한 각종 폐쇄회로(CC)TV, 차량 블랙박스, 통화내역, 관련자 진술 등을 종합해 사고 경위를 규명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폭우가 쏟아지고 댐 방류가 한창인 위험한 상황에서 사고 선박 3척을 비롯한 다수의 선박이 왜 무리한 수초섬 고박작업에 투입됐는지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두고 민간업체 측과 실종자 가족은 작업 배경에 춘천시의 지시가 있었다고 강하게 의심하는 반면 춘천시는 작업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는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어 경찰은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 사고는 지난 6일 오전 11시 34분께 춘천시 서면 의암댐 상부 500m 지점에서 발생했다.

인공 수초섬 고박 작업에 나선 민간 고무보트와 춘천시청 환경감시선, 경찰정 등 선박 3척이 전복되면서 7명이 실종돼 이날 현재까지 1명이 구조되고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