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포렌식 팀장 증인신문서 상반된 주장
정경심 "표창장 위조, 해 보니 불가능"…검찰 "해 볼 필요없어"
학사 비리 등 혐의로 재판을 받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 측이 동양대 표창장을 검찰 설명대로 위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의 변호인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속행 공판에서 대검찰청 디지털 포렌식 담당 팀장 이모씨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이씨는 동양대 강사 휴게실 PC의 디지털 포렌식을 맡은 인물이다.

검찰은 지난달 23일 재판에서 이씨를 증인으로 신문하면서 2013년 6월 16일 해당 PC에서 생성된 파일들의 '타임라인'을 제시하며 표창장 위조 과정을 설명했다.

아울러 PC에 할당된 IP 흔적을 복원해 보면, 위조가 이뤄진 시기에 PC는 동양대가 아닌 정 교수의 주거지에서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이 준비할 시간을 요청해 반대신문은 한 달이 지나 이뤄졌다.

변호인은 이날 동양대 총장 직인 파일 등을 실제로 캡처해 보면 용량과 해상도가 낮은 파일이 만들어진다고 주장했다.

또 크기에 맞춰 파일을 캡처하려면 이미지 보정을 할 필요가 있는데, PC에는 포토샵과 같은 프로그램이 설치된 흔적이 없다는 주장도 했다.

복원된 IP 주소와 관련해서도, 이는 사설 공유기를 사용하면 나타나는 IP인 만큼 동양대에서 고정 IP가 아닌 공유기를 사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항변했다.

검찰은 변호인의 주장 자체를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검찰은 "분석을 해서 복원된 파일을 역으로 가 보니 (직인 등) 파일들이 다 있더라. 그래서 그것을 누가 사용했느냐 하고 보니 피고인이더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정 교수 측의 주장을 '우리가 만들어봤는데 잘 안 된다'라고, 검찰의 주장을 '만들어진 파일인데 무슨 말이냐'고 정리했다.

그러면서 검찰 측에는 "시간 되면 검찰이 처음부터 만드는 걸 보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만들 필요 없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정 교수 측에는 "우리가 못 만드니까 불가능하다는 것은 조금 (설득력이 떨어진다)"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변호인은 "'내가 해봤는데 안 된다'는 정도가 아니고, 픽셀 등 문제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재판부는 재차 "근본적으로 표창장 파일이 왜 거기(동양대 PC)에 있는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정 교수의 변호인은 "직원이 동양대에서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전에도 변호인은 이 PC에서 표창장 파일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모르는 사이에 백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명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