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석 천장' 깬 펠로시 하원의장 "여성의 목소리도 들리게 될 것"

19일(현지시간) 사흘째 열린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특히 부각됐다.

사상 첫 여성 부통령 당선을 노리는 카멀라 해리스(55) 상원 의원의 공식 후보 지명이라는 의미를 강조하려는 듯 적지 않은 여성 정치인들이 마이크를 잡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등 뒤에서 국정연설문을 찢어버려 화제가 됐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강한 언니'의 이미지를 내세우며 연사로 등장했다.

[미 민주 전대] 해리스 지명 앞서 '여성 파워'로 분위기 고조
펠로시 의장을 소개하는 동영상에선 그녀가 사상 최초로 여성 하원의장으로 취임할 당시의 "대리석 천장을 깼다"는 발언이 나왔다.

또한 TV 토크쇼에 출연해 "경기장에 나갈 때는 주먹에 맞을 준비가 돼 있어야 하고, 주먹을 던질 준비도 돼 있어야 한다"고 결의를 보이는 장면도 소개됐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특히 여성에 대해 존중심을 보이지 않는다면서 정권교체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해리스 의원에 대해 찬사를 보낸 뒤 향후 미국 사회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도 들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애리조나주(州) 총기 난사 사건 때 머리에 총상을 입고도 기적적으로 살아난 게이브리얼 기퍼즈 전 연방하원의원의 등장도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총상 후유증 탓에 언어 구사가 부자연스럽게 된 기퍼즈 의원은 투지와 끈기를 강조했다.

그는 "말을 하기도 쉽지 않게 됐지만, 목소리를 잃은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는 모두 미국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미 민주 전대] 해리스 지명 앞서 '여성 파워'로 분위기 고조
자메이카 태생 부친과 인도 태생 모친 사이에서 태어난 해리스 의원처럼 이민자의 자녀로서 오바마 행정부 때 발탁된 힐다 솔리스 전 노동부 장관도 연사로 등장했다.

솔리스 전 장관은 현재 미국은 어느 때보다도 투사가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금융위기 당시 집을 잃은 서민들을 위해 거대 은행들과 싸웠던 해리스 의원의 전투력을 부각했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해리스 의원이 미국의 경제를 재건할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전당대회에선 여성 유권자를 의식한 다양한 현안들이 거론됐다.

가정폭력 희생자와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활동가 등이 연사로 등장해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 의사를 밝혔다.

연사들의 발언 사이에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상원의원 시절이었던 1994년 가정폭력을 처벌하는 법 제정을 주도했다는 내용의 동영상도 상영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