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미국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 상장된 불투명 액티브 ETF는 8개다. 지난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주식형 ETF에 대해서도 ‘편입 종목을 공개하지 않는 액티브 운용’을 허용한 이후 올해 3월 아메리칸센츄리자산운용을 시작으로 피델리티자산운용과 클리어브릿지자산운용이 각각 상품을 상장시켰다. 이 ETF들은 편입 종목을 하루 주기가 아닌 일반 공모 펀드와 동일하게 분기 주기로 공개한다.
초기 성과는 성공적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액티브 ETF 8개 가운데 6개가 동일 전략 내 대표 ETF보다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아메리칸센츄리의 ‘아메리칸 센츄리 집중 성장주 ETF’는 지난 4월 상장 이후 수익률이 64.84%에 달한다. 팩트셋이 비교대상으로 선정한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코어 S&P 미국 성장주 ETF’(동일 기간 수익률 41.13%)보다 20%포인트 이상 높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세계 최대 공모펀드 운용사 가운데 하나인 피델리티의 행보도 시선을 모으고 있다. 피델리티는 불투명 액티브 ETF 시장에 빠르게 뛰어들어 자신들이 출시한 기존 공모펀드와 동일한 이름과 전략의 액티브 ETF를 내놓고 있다. ‘피델리티 블루칩 그로스 ETF’는 지난 6월 3일 상장 이후 19.78%의 수익을 올렸는데, 비교 대상인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글로벌 100 ETF'는 같은 기간에 9.32%의 수익을 올렸다. 이 펀드는 동일한 이름의 피델리티 공모펀드와 유사하게 대형주 가운데 성장성이 돋보이는 종목에 투자하는 펀드다. 장기적으로는 '마젤란 펀드'나 '콘트라 펀드'와 같은 피델리티를 대표하는 초대형 펀드들도 ETF로 출시될 것이라는 평가다.
20일 기준으로 비교 상품보다 낮은 수익을 올리는 상품은 피델리티 뉴 밀레니엄 ETF와 피델리티 블루칩 가치주 ETF 두개다. 이 두 상품은 모두 지난 6월 상장된 상품으로, 아직 충분한 운용 기간을 쌓지 못해 성과를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한편 국내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각각 지난달 한국거래소에 액티브 주식형 ETF를 한건씩 상장 신청해 현재 심사가 진행중이다. 하지만 두 상품은 모두 코스피200 지수를 큰 틀해서 추종하면서 인공지능이 일부 구성종목을 변동하는 정도의 상품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다르게 국내 액티브 주식형 ETF들은 종목 구성을 매일 공시해야하는 구조라 자산운용사들이 펀드매니저들의 운용전략을 노출하기를 부담스러워 한다는 평가다.
한 자산운용사 ETF 마케팅 담당자는 “ETF의 지수 공개 주기가 분기로 확대된다면 각 자산운용사를 대표하는 상품들이 ETF 형식 나와 손쉽게 거래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액티브 ETF는 공모 펀드의 평균 보수를 끌어내리고 손쉬운 거래를 가능하게 해 공모 펀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