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전 6이닝 1피안타 무실점 'KBO리그 데뷔 후 최고투'
"정보근, 내가 무슨 공을 원하는지 아는 느낌이었다"
'전담포수 교체 효과?'…롯데 샘슨이 마침내 깨어났다
돌파구가 필요했던 외국인 투수 아드리안 샘슨(29·롯데 자이언츠)에게 허문회 롯데 감독은 새로운 '짝'을 붙여줬다.

샘슨은 지난 19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포수 정보근과 배터리 호흡을 맞췄다.

허 감독은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바꿔볼 필요가 판단해 포수를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허 감독 역시 반신반의했던 그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샘슨은 이날 경기 전까지 11경기에서 50이닝 소화에 그치며 3승 7패 평균자책점 7.20으로 고전했다.

최근 6경기에서 단 한 번도 6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 13일 사직 NC 다이노스전에서는 1이닝 6실점의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 시즌을 소화한 '현역 빅리거'였던 샘슨이었기에 더욱더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그러나 샘슨은 이날 경기에서는 6이닝을 1피안타 4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7-3 승리를 이끌었다.

KBO리그 데뷔 이후 최고의 호투를 펼친 샘슨을 앞세워 롯데는 두산을 7-3으로 꺾고 3연패를 끊어냈다.

그것이 모두 포수가 바뀐 덕분이라고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샘슨이 포수 교체로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전담포수 교체 효과?'…롯데 샘슨이 마침내 깨어났다
샘슨은 경기 뒤 "정보근이 그동안 내 투구를 유심히 지켜본 것 같다"며 "내가 무슨 공을 원하는지 알고 있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보근은 본인이 경기에 나가든, 안 나가든 경기에 집중하고 공부를 많이 하는 포수"라고 칭찬했다.

투수와 포수 사이에도 궁합이 있다.

아무래도 더 편하게 느껴지는 상대가 있기 마련이다.

샘슨은 체인지업을 간간이 섞지만, 완성도는 사실 떨어지는 편이다.

직구와 슬라이더, 두 구종을 집중적으로 던진다.

패턴이 단순한 샘슨이 살아남으려면 구위가 살아나거나 아니면 제구가 확실해야 한다.

이날 샘슨과 첫 배터리 호흡을 맞춘 정보근은 그래서인지 과감한 몸쪽 승부를 계속해서 요구했다.

몸쪽 사인을 냈을 때는 최대한 타자 몸쪽에 붙어서 투수가 정확하게 조준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샘슨과 정보근 조합이 성공을 거두면서 허 감독은 전담 포수의 역할 분담을 다시 조율할 필요가 생겼다.

지금까지는 댄 스트레일리-서준원이 정보근과 샘슨-박세웅-노경은이 김준태와 호흡을 맞추는 식으로 전담 포수제를 운영해왔다.

그 틀을 이번 두산과의 홈 2연전에 맞춰 바꿨는데, 스트레일리-김준태 조합이 실패한 반면 샘슨-정보근 조합은 의외의 성공을 거뒀다.

어떤 형태로 재조합이 이뤄지든 전담 포수 교체는 정보근-김준태 두 포수 간에 건강한 긴장 관계를 만들며 시너지 효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샘슨의 강점을 살리는 투수 리드가 돋보였던 정보근은 이날 경기에서 프로 데뷔 후 첫 장타를 터트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