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미국 테러지원국 지정해제 타진하는 듯
수단 외교부에선 '논의 있다, 없다' 엇갈린 발언
수단-이스라엘 수교 논의설…네타냐후 "비전 현실화 노력"
지난주 아랍에미리트(UAE)와 외교 관계 정상화에 합의한 이스라엘이 아프리카 수단과도 관계 정상화를 공식 논의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수단 외교부 대변인인 하이다르 바다위 알사디크는 '스카이뉴스 아라비아' 채널에 출연해 "수단 정부는 이스라엘과 평화협약을 맺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로이터통신에 "수단과 이스라엘 간 접촉이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랍권에서 이스라엘과의 수교가 매우 민감한 사안인 만큼 수단 외교부 내에서 다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수단 외교부는 양국 수교 가능성을 언급하는 알사디크 대변인의 발언이 보도된 후 이를 부인하는 성명을 냈다.

외교부는 "이스라엘과의 관계 관련 논의는 외교부에서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알사디크 대변인은 이 같은 발언을 할 허가를 얻지 않았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평화협약은 이스라엘, 수단 등 인근 지역 전체에 이익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비전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WSJ은 이스라엘 당국자들이 올해 말까지는 수단과 관계 정상화를 위한 평화협약을 체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협약에는 이스라엘발 상용기의 수단 영공 통과권 제공, 양국 상업 교류 확대 등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예측된다.

수단-이스라엘 수교 논의설…네타냐후 "비전 현실화 노력"
앞서 지난 2월 양국 지도자들은 우간다에서 비공개 회담을 가진 바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이 회담 후 양국은 관계 정상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는데, 지난주 이스라엘과 UAE가 평화협약을 맺은 후 수단과의 논의에도 속도가 붙은 듯하다고 WSJ은 분석했다.

양국이 수교를 맺으면 수단은 이집트, 요르단, UAE에 이어 이스라엘과 국교를 수립한 4번째 아랍국가가 될 전망이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강조할 대외정책 성과가 필요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랍국가들과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를 중동정책의 단기목표 가운데 하나로 삼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UAE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 합의를 미국 정부가 중재했다는 사실을 치적으로 강조한 바 있다.

수단은 미국의 가장 가까운 안보동맹 가운데 하나로 평가되는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함으로써 미국의 테러지정국 목록에서 삭제되길 바라는 것으로 분석된다.

수단은 1993년 테러집단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에게 은신처를 제공했다는 이유 등으로 미 국무부의 테러지원국 목록에 올랐다.

이에 따른 각종 제재로 수단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