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대선후보로 선출하기 위한 전당대회 첫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사진)은 “바이든은 47년 정치 인생에서 아무것도 안 했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바이든의 잔칫날에 바이든에게 ‘재 뿌리기’를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격전지인 미네소타주와 위스콘신주를 잇따라 방문해 바이든에게 날을 세웠다. 위스콘신은 코로나19 때문에 화상으로 대체됐지만 원래 민주당 전당대회가 예정됐던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바이든을 겨냥해 “극좌의 꼭두각시” “사회주의의 트로이 목마”라며 ‘색깔 공세’를 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은 역대 가장 중요한 선거”라며 “우리는 이 급진좌파 미치광이들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일부는 파시스트라고도 주장했다. 중도 성향의 바이든에게 ‘극좌’와 ‘파시스트’ 이미지를 덧씌워 보수층 표심을 잡으려는 포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과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범죄를 지지하지만 자신은 범죄에 반대하고 경찰을 지지한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0월까지 일자리 10만 개를 창출하겠다며 “중국에서 미국으로 일자리를 되찾아오는 기업들을 위한 세액공제 혜택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중국에 일자리를 아웃소싱한 기업들은 연방정부 계약을 따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전당대회 이튿날인 18일엔 또 다른 경합주인 애리조나를 방문하고, 바이든이 후보 수락연설을 하는 20일엔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 근처를 찾을 예정이다. 스크랜턴은 바이든의 고향이다. 바이든이 후보 수락연설을 하는 날 바이든 고향에서 ‘바이든 때리기’를 하겠다는 것이다. 통상 다른 당 전당대회 때 주목받는 언행을 하지 않는 미 정가의 관행을 깨는 행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가짜 언론 때문에 나도 어쩔 수 없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