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바다와 바람 벗삼으며 영덕 블루로드 품에 안겨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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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국가지정문화재가 있는 역사 관광지다. 산과 바다, 강과 호수 등 천혜의 자연을 갖추고 있어 사시사철 매력이 넘친다. 언택트 여행은 물론 트렌디하게 떠날 수 있는 여행지까지 골고루 갖춘 곳이 경북이기도 하다. 꼭 가볼 만한 경북 대표 여행지를 소개한다.
동궁은 원래 신라 왕자가 사는 별궁이었다. 별궁 중심에는 ‘달이 비치는 연못’이라는 뜻의 월지를 뒀다. 문무왕은 월지를 바다를 생각하며 만들었다고 한다. 어느 곳에서 바라봐도 연못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도록 고안했다. 끝을 알 수 없는 넓디넓은 바다처럼 느껴지게 했다. 신라인의 뛰어난 미의식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동궁의 핵심 건물인 임해전은 ‘바다를 바라보는 궁전’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회의를 열거나 귀빈을 접대하던 곳으로 신라 경순왕이 고려 왕건을 초대해 주연을 베풀기도 한 유서 깊은 곳이다. 동궁에 불이 켜지면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어둠이 짙어갈수록 궁궐이 웅장하게 빛나고 불빛이 연못에 데칼코마니처럼 비친다. 신라 왕자들이 달빛을 즐기던 장소가 이제는 국민야경지가 된 것이다. 황금빛으로 물든 동궁과 월지의 야경은 관광객에게 천년 전 신라의 성골 진골 부럽지 않은 호사를 선사한다. 수면에 비친 전각과 수목은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비경이다.
여름이면 동궁과 월지 주변은 연꽃으로 뒤덮인다. 약 5만㎡나 되는 넓은 땅에 수많은 연꽃이 피어나 장관을 이룬다. 꽃밭 속 지그재그 산책로를 따라가면 은은한 연꽃 향기가 가득하다. 연꽃으로, 불빛으로 수놓인 경주의 낮과 밤은 천년의 세월만큼이나 깊고 그윽하다. 연꽃단지에는 홍련, 백련, 황련, 수련 등의 연꽃이 고고하면서도 순수한 자태와 아름다운 향기를 내뿜어 고도 경주를 찾는 관광객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운문사는 560년(진흥왕 21년) 창건된 절이다. 신라 원광국사가 세속오계를 하고 일연 스님이 삼국유사 집필을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 스님들의 수행공간에 있는 은행나무는 1년 중 은행잎이 노란빛으로 절정일 때 사흘만 개방한다. 찬란하게 빛나는 노란 은행잎을 만나기 위해 수많은 사람이 먼 길을 마다않고 달려온다.
운문사에 도착하면 천연기념물인 ‘처진 소나무’가 인사를 한다. 웅대한 소나무는 가지를 모두 땅에 내리고 겸손하게 서 있다. 500년 넘은 세월로 추정한다니 그 나무 아래 서 있으면 슬며시 처진 소나무처럼 고개가 숙여진다.
서애는 이순신 장군을 발탁해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끌었고, 나라를 위해서라면 임금 앞이라도 주저하지 않았다. 후학이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장소를 물색해 지금의 자리로 서원을 옮긴 이도 그다.
병산서원은 요즘 배롱나무꽃이 한창이다. 수령 약 400년이 된 배롱나무 6그루를 비롯해 120여 그루가 한꺼번에 꽃 피운 행운의 순간을 누리고, 서애의 발자취를 따라가기엔 지금이 제격이다. 서애가 《징비록》(국보 132호)을 쓴 옥연정사(국가민속문화재 88호)와 그의 삶이 깃든 하회마을(국가민속문화재 122호)이 지척이다. 부용대에 올라 하회마을을 감상하거나, 붉은 배롱나무꽃을 두른 체화정을 둘러보는 등 옮기는 걸음마다 마음을 울리는 그윽한 비경이 함께한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국민 야경 1번지’ 동궁과 월지
야간 관광 1번지, 경주의 동궁과 월지를 이르는 말 중 이만큼 가슴에 와닿는 말은 없을 것이다. 동궁과 월지는 국내외 어떤 관광지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야경을 뽐낸다. 동궁과 월지는 통일신라시대 문무왕 14년 창건했다. 큰 연못을 파고 못 가운데 3개의 섬과 못 북동쪽으로 12봉우리의 산을 조성했다. 여기에 아름다운 꽃과 나무를 심고 진귀한 새와 짐승을 길렀다고 한다.동궁은 원래 신라 왕자가 사는 별궁이었다. 별궁 중심에는 ‘달이 비치는 연못’이라는 뜻의 월지를 뒀다. 문무왕은 월지를 바다를 생각하며 만들었다고 한다. 어느 곳에서 바라봐도 연못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도록 고안했다. 끝을 알 수 없는 넓디넓은 바다처럼 느껴지게 했다. 신라인의 뛰어난 미의식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동궁의 핵심 건물인 임해전은 ‘바다를 바라보는 궁전’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회의를 열거나 귀빈을 접대하던 곳으로 신라 경순왕이 고려 왕건을 초대해 주연을 베풀기도 한 유서 깊은 곳이다. 동궁에 불이 켜지면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어둠이 짙어갈수록 궁궐이 웅장하게 빛나고 불빛이 연못에 데칼코마니처럼 비친다. 신라 왕자들이 달빛을 즐기던 장소가 이제는 국민야경지가 된 것이다. 황금빛으로 물든 동궁과 월지의 야경은 관광객에게 천년 전 신라의 성골 진골 부럽지 않은 호사를 선사한다. 수면에 비친 전각과 수목은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비경이다.
여름이면 동궁과 월지 주변은 연꽃으로 뒤덮인다. 약 5만㎡나 되는 넓은 땅에 수많은 연꽃이 피어나 장관을 이룬다. 꽃밭 속 지그재그 산책로를 따라가면 은은한 연꽃 향기가 가득하다. 연꽃으로, 불빛으로 수놓인 경주의 낮과 밤은 천년의 세월만큼이나 깊고 그윽하다. 연꽃단지에는 홍련, 백련, 황련, 수련 등의 연꽃이 고고하면서도 순수한 자태와 아름다운 향기를 내뿜어 고도 경주를 찾는 관광객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맑고 향기로운 운문사와 솔바람길
운문사로 가는 길에는 일주문이 없고 솔바람길이 있다. 세속의 찌든 때를 씻고 맑은 정신세계로 들어서는 일주문의 역할을 1㎞ 남짓 소나무 군락의 솔바람길이 대신한다. 웅장한 소나무 숲길로 들어서면 솔향 가득한 공기가 달고 시원하다. 숲길 사이로 솔향 담은 바람이 솔솔 불어오니 일상의 묵직한 스트레스가 날아간다. 심호흡을 하며 천천히 걸어도 어느새 운문사에 도착한다.운문사는 560년(진흥왕 21년) 창건된 절이다. 신라 원광국사가 세속오계를 하고 일연 스님이 삼국유사 집필을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 스님들의 수행공간에 있는 은행나무는 1년 중 은행잎이 노란빛으로 절정일 때 사흘만 개방한다. 찬란하게 빛나는 노란 은행잎을 만나기 위해 수많은 사람이 먼 길을 마다않고 달려온다.
운문사에 도착하면 천연기념물인 ‘처진 소나무’가 인사를 한다. 웅대한 소나무는 가지를 모두 땅에 내리고 겸손하게 서 있다. 500년 넘은 세월로 추정한다니 그 나무 아래 서 있으면 슬며시 처진 소나무처럼 고개가 숙여진다.
최고의 풍경 영덕 블루로드
부산에서 강원 고성에 이르는 688㎞ 거리의 해파랑길 가운데 영덕 구간이 블루로드다. 대게누리공원에서 강구항, 축산항을 거쳐 고래불해수욕장까지 64.6㎞ 거리의 해안길을 걸어서 갈 수 있다. 대부분 바다를 끼고 가는 블루로드는 모두 4개 코스. ‘빛과 바람의 길’은 강구터미널에서 강구항을 거쳐 산길을 따라 고불봉을 넘어 풍력발전단지를 지나 해맞이공원에 이르는 17.5㎞의 산길이다. ‘푸른 대게의 길’은 해맞이공원에서 축산항의 영양남씨발상지까지 15㎞, ‘목은사색의 길’은 영양남씨발상지에서 고래불해수욕장까지 17.5㎞, ‘쪽빛파도의 길’은 대게누리공원에서 강구터미널까지 14.1㎞ 구간으로 7번국도와 나란히 걷는다. 블루로드는 길바닥에 동그라미 속 노란색 화살표 표시를 하거나 패찰, 나무기둥 안내판 등을 곳곳에 설치해 길 찾기가 수월하다. 구간마다 완주 확인 도장을 받으면 영덕군청 문화관광과, 신재생에너지전시관 안내소, 병곡·강구면사무소 등에서 완주 기념 메달을 준다.한국 최고의 서원 안동 병산서원
안동 병산서원(사적 260호)은 우리나라 서원 가운데 가장 아름답다. 서원 앞으로 낙동강이 휘돌아 흐르고, 낙동강에 발을 담근 병산이 푸른 절벽을 펼쳐놓는다. 아름다운 서원으로 꼽는 이유는 그림 같은 풍경을 고스란히 건물 안으로 들여놓은 솜씨 덕분이다. 만대루 앞에 서면 그 감동이 그대로 전해진다. 군더더기 없는 7칸 기둥 사이로 강과 산이 병풍처럼 펼쳐지고, 마주 선 사람도 진초록 풍경이 된다. 서애 류성룡과 그 아들 류진을 배향한 병산서원은 조선 5대 서원 중 하나다.서애는 이순신 장군을 발탁해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끌었고, 나라를 위해서라면 임금 앞이라도 주저하지 않았다. 후학이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장소를 물색해 지금의 자리로 서원을 옮긴 이도 그다.
병산서원은 요즘 배롱나무꽃이 한창이다. 수령 약 400년이 된 배롱나무 6그루를 비롯해 120여 그루가 한꺼번에 꽃 피운 행운의 순간을 누리고, 서애의 발자취를 따라가기엔 지금이 제격이다. 서애가 《징비록》(국보 132호)을 쓴 옥연정사(국가민속문화재 88호)와 그의 삶이 깃든 하회마을(국가민속문화재 122호)이 지척이다. 부용대에 올라 하회마을을 감상하거나, 붉은 배롱나무꽃을 두른 체화정을 둘러보는 등 옮기는 걸음마다 마음을 울리는 그윽한 비경이 함께한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