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내 소신파로 분류되는 조응천 의원은 17일 '3무 전당대회'라며 비판했다. / 사진=뉴스1
여당 내 소신파로 분류되는 조응천 의원은 17일 '3무 전당대회'라며 비판했다. / 사진=뉴스1
여당 내 소신파로 분류되는 조응천 의원(더불어민주당·사진)이 오는 29일로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관심과 논쟁, 비전이 없는 3무(無) 전당대회다. 분명 비정상”이라며 작심 비판했다.

조응천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 ‘위기에 마주 설 용기가 필요합니다’ 제목의 글을 올려 “집권세력에 대한 실망감이 현실화되는 현 상황에 이르러 우리 당에 대해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지금 위기 상황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이 되면 당을 이렇게 이끌고 저렇게 달라질 것이라 하는 분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관심이 떨어지니 우리들만의 리그가 되고, 그러니 논쟁이 없다. 논쟁이 없으니 차별성이 없고 비전 경쟁을 할 이유가 없으니 관심이 떨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라고 평가했다.

이어 “어떤 (당 대표) 후보는 일단 당선되고 나면 달라질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오고, 다른 후보는 당이 혼란스러운데 중심을 잡아야 할 것 아니냐고 강변한다. 전대 때도 토론과 경쟁이 없는데 전대 끝나면 변할 거라는 말씀에 큰 믿음이 가진 않는다”면서 “이래도 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20대 국회 당내 소신파 초선으로 꼽힌 이른바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도 존재감이 없어지지 않았냐며 자기 검열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지금 이 순간도 주저하고 있다. ‘내부 총질해서 누구 좋은 일 시키려 하느냐’ ‘지금은 평가의 시간이 아니라 힘을 실을 시간’ 같은 이야기들이 귓전에 맴돈다”고 언급한 조응천 의원은 “단일대오로 국정 수행을 튼튼히 뒷받침하는 것이 집권 여당의 덕목이라고 한다. 다만 치열한 내부 토론을 거쳐 나온 결론이 국민의 눈높이와 크게 괴리되지 않을 것을 전제로 동의한다”고 했다.

그는 “언제부턴가 (당이) 말로는 ‘민생’을 외치면서 몸은 ‘과거사’와 ‘검찰’에 집중하고 있었다. 국정 철학의 주요 축인 ‘평등·공정·정의’ 가치는 우리에게 거꾸로 되돌아오기 시작했다”면서 “이대로는 안 된다. 이제라도 국민 정서와 싱크로(일치)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당대회는 위기를 논하는 장이 돼야 한다. 위기를 외면하며 ‘지금까지 해온 대로 잘 하자’ 식의 정면 돌파론은 위기를 가속화시킬 것”이라며 “제대로 토론하고 논쟁하면서 새로운 지도부의 인식과 해법을 보여달라. 전당대회가 분위기 전환과 변화의 모멘텀을 찾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