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인재' 인정하느냐" 구례주민들, 환경부장관에 강력항의
"100% 인재" 항의…수공 사장 "책임감 느낀다.

책임질 부분 질 것"
[고침] 지방("섬진강 '인재' 인정하느냐" 구례주민들, 환…)
폭우와 섬진강 범람으로 수해를 입은 전남 구례군민들이 16일 현장을 찾은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 박재현 수자원공사 사장에게 섬진강 범람은 인재(人災)라며 강력히 항의했다.

조 장관은 이날 오전 구례5일시장을 방문해 상인회 사무실에서 의견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는 박 사장, 류연기 영산강유역환경청장, 김규호 영산강 홍수통제소장 등도 참석했다.

상인들과 '섬진강 수해 극복을 위한 구례 대책위원회' 관계자 등 40여명은 김순호 구례군수의 경과보고, 조 장관과 박 사장 등의 인사말을 들은 뒤 섬진강 범람은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라고 비판했다.

조 장관과 박 사장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답변했다.

주민들은 박재현 수공 사장에게 "100% 인재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박 사장은 고개를 끄덕였으나 재차 인정 여부를 묻자 "인정한다, 안 한다를 말씀드릴 수 없는 게 지금 국가 차원에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저희가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겠다.

공사에서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회피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섬진강 하류 지역들이 큰 피해를 보았다며 관계 기관들이 물관리를 잘못해서 발생한 인재임을 인정하고 관계자를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피해 주민들에 대한 실질적인 배상과 향후 영구적인 대책 마련도 촉구했다.

이날 질의응답 도중 수해를 입은 구례 농민 10여명이 간담회장에 들어오려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정부 부처 관계자들과 실랑이가 벌어져 조 장관이 앉아 있던 탁자와 의자가 쓰러지기도 했다.

일부 농민은 조 장관을 향해 "무슨 대책을 가지고 이제야 나타났느냐"며 "올 거면 최소한 현황은 알고 와야지 지금이 앉아서 브리핑이나 할 상황이냐"고 큰소리로 항의하기도 했다.

또 다른 농민은 "환경부, 수자원공사, 정부에 100% 책임이 있다는 걸 인정하느냐"고 조 장관에게 수차례 물었다.

이날 면담은 애초 35분간 예정돼 있으나 농민들의 항의로 15분가량 더 소요됐다.

조 장관 등은 이날 수해 현장인 구례5일시장과 서시1교, 구례상하수도사업소를 들린 뒤 전북도청을 방문해 송하진 전북도지사와 면담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