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만㎡ 규모 국내 최대 예술인마을…도자 등 350여개 공방 입주
유네스코 창의도시 이미지 제고ㆍ지역경제 활성화…"관광명소로 도약"

천년의 도자 역사를 자랑하는 경기 이천시는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창의도시 네트워크의 공예·민속예술 분야 의장(議長) 도시다.

세계도자비엔날레를 성공적으로 치른 이천시는 2010년 국내 도시론 처음으로 공예·민속예술 분야 유네스코 창의도 시로 지정된 뒤 2018년 의장 도시에 선출됐다.

창의도시는 문화적 도시환경과 문화·예술·지식정보산업 분야 인적자원 등 충분한 기반을 갖추고 도시 내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독자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도시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에는 지난해 말 기준 85개국 246개 도시가 가입돼 있다.

창의도시 네트워크의 공예·민속예술 분야 의장 도시라는 국제적 위상의 중심에는 국내 최대 예술인마을인 '예스파크(藝'S PARK)'가 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명칭 공모로 선정한 예스파크는 최고의 예술인과 예술작품이 가득한 곳이라는 뜻으로 영어와 한자를 조합해 글로벌한 이미지와 젊은 감성을 재미있는 발음으로 표현했다.

2005년 6월 사음동과 신둔면 일원 360만여㎡가 국내 첫 도자산업특구로 지정된 이천시는 여세를 몰아 특구 지역인 신둔면 고척리 40만6천여㎡에 2018년 4월 예스파크를 개촌했다.

도자를 필두로 유리, 옻칠, 고가구·조각·목공예·섬유 등 350여개 공방이 입주해 있으며 이 가운데 70∼80%를 도자가 차지한다.

학암천이 동서로 가로지르는 예스파크는 가마마을, 사부작마을, 회랑마을, 별마을 등 4개 소마을로 구성됐고 학암천 주변에는 1㎞ 구간의 회랑 산책로가 조성됐다.

예술인 마을답게 공방이 만들어내는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건축 조형미와 공방마다 벌어지는 크고 작은 예술 창작활동은 하나의 거대한 갤러리를 연상시킨다.

각각의 공방이 작업, 전시, 판매, 주거 공간을 보유하고 있어 작가의 작업 일상을 공유하며 작품활동 과정을 함께 지켜보고 함께 완성하는 체험이 예스파크의 가장 큰 매력이다.

공방이 입주한 건물은 보통 3층짜리로 공방에 따라 1∼2층은 공방, 2∼3층은 주거공간으로 사용하는데 3층을 게스트하우스로 꾸민 곳도 30여곳에 달해 당일 코스 방문은 물론 장기체류도 가능하다.

이천시도자기명장회 이향구(68) 회장은 "이천시도자기명장 19명 가운데 대한민국 도예명장인 유광열 선생을 포함해 6명이 예스파크에 입주했고 2명도 곧 들어올 예정"이라며 "내 공방의 경우 예스파크 개촌과 함께 작업장·전시장 90평, 가마 5개봉 30평 규모로 문을 열었는데 관람객들이 산뜻한 작업공간을 보며 작품에도 많은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예스파크의 명물로 3층짜리 건물이 기타 모양으로 디자인된 세라 기타문화관의 이정복(62) 관장은 "세계적인 공예예술단지를 표방하며 예스파크가 조성됐기에 방문객마다 탄성을 지른다"며 "코로나19 탓에 방문객이 주춤하지만 예스파크는 잠재력이 워낙 큰 만큼 이른 시일 내 관광명소로 도약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예스파크에서 지난해 4월 26일부터 5월 12일까지 처음 열린 이천도자기축제에는 연인원 51만명이 찾으며 호황을 이루기도 했다.

소공방 10∼15곳이 모여 수시로 여는 플리마켓과 예술인 기획전시에는 예술체험과 함께 독특한 볼거리를 제공해 2천∼3천명이 몰린다.

6개 주차장 390면 무료 제공, 반려견 놀이터·산책로 조성 등 뛰어난 인프라도 관람객을 끄는데 한몫한다.

개촌 2년을 넘으며 이름 알리기에 성공한 예스파크는 앞으로 유네스코 창조도시로서 이미지 제고뿐 아니라 도예·공예산업의 부흥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궁극적인 목표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김순식(62) 예스파크 마을총회장은 "경기관광공사의 공모사업에 선정돼 공방체험 관광상품을 체계적으로 개발하는 등 여러 문화 콘텐츠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대규모 플리마켓을 통한 지역 특산품 판매, 이천 시티투어와 연계한 상품개발 등으로 지역경제에도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