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갑문에서 발생한 근로자 추락 사고와 관련해 안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최준욱 전 인천항만공사(IPA) 사장에게 대법원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판결했다.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IPA와 최 전 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 IPA는 2020년 인천항 갑문 정기보수공사 도급 계약을 A사와 맺었다. 이 회사 근로자 B씨는 그해 6월 갑문 상부에서 H빔을 내리는 작업을 하던 중 갑문 바닥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IPA와 최 전 사장은 공사 현장에 안전대 부착설비를 설치하지 않고, 중량물을 취급하면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는 등 산재 예방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로 2022년 4월 기소됐다.재판에선 IPA를 도급인으로 볼 것인지 산업안전보건법상 형사 책임에서 제외되는 건설공사 발주자로 볼 것인지가 쟁점이 됐다. 대법원은 최 전 사장에 대해 “당시 IPA 대표로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 사항뿐 아니라 관계수급인(하청업체)이 사용하는 근로자의 안전보건 사항을 총괄·관리하는 안전보건관리 총괄책임자”라며 “안전보건 기준규칙이 정한 중량물 취급 시 사고나 근로자 추락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 등을 할 의무가 있음에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민경진 기자
연말 모임 등으로 늦은 밤 귀가하는 시민을 위해 서울시가 심야 택시 1000대를 투입하고 버스 막차 시간도 연장하기로 했다.시는 9일 시민들의 연말 안전 귀가를 위해 이 같은 내용의 연말 교통 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시는 우선 택시업계 및 플랫폼 기업과 손잡고 심야 택시 1000대를 추가로 공급한다. 우버·온다·타다·아이엠 택시 등 회사별로 심야 운행 기사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의 방식이다. 시는 이를 통해 지난해 목·금 심야시간대 평균 운행 수준인 2만4000여 대를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남역(두 곳), 종로, 홍대입구역 등 심야 수요가 많은 네 곳에선 시 직원과 택시업계 종사자가 함께 불법 승차 거부를 막고 승객의 택시 승차를 돕는 ‘임시 택시승차대’가 설치된다.심야 시간 시민이 많이 몰리는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버스 공급도 늘린다. 오는 16~31일 공휴일을 제외하고 서울 주요 지점 11곳의 버스 막차 시간을 새벽 1시까지 연장한다.오유림 기자
교수들이 2024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도량발호(跳梁跋扈)’를 꼽았다. ‘제멋대로 권력을 부리며 함부로 날뛴다’는 뜻의 사자성어다.9일 교수신문은 전국 대학교수 1086명에게 올해의 사자성어를 뽑아달라고 한 결과 도량발호가 41.4%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교수신문은 “권력자는 국민의 삶을 위해 노력하고 봉사하는 데 권력을 선용해야 함에도 권력을 사적으로 남용하고 있다”며 “권력을 가진 자가 제멋대로 행동하며 주변 사람들을 함부로 밟고, 자기 패거리를 이끌고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모습과 다르지 않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이번 설문은 ‘비상계엄 선포’가 있기 직전인 지난 2일까지 진행됐다. 도량발호를 선택한 교수들은 대통령 부부의 국정농단 의혹과 친인척 보호, 정부·기관장의 권력 남용, 검찰독재, 굴욕적인 외교, 경제 몰이해와 국민 삶에 대한 무관심, 명태균·도술인 등 사인에 의한 나라의 분열 등을 추천 사유로 꼽았다.비상계엄 선포 이후에 추가 의견을 묻는 질문에 교수들은 ‘비상계엄 선포 사태는 올 한 해 보여준 권력 사적 남용의 결정판’이라고 평가했다. 한 사회과학대 교수는 “오로지 진영 논리나 세력의 크기만 믿고 함부로 날뛰는 행동이 만연해 있다”며 “그런 행동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풍조가 확산하는 현실에 문제의식을 느낀다”고 지적했다.올해의 사자성어는 △추천위원단 사자성어 추천 △예비심사단 심사 △전국 교수 설문조사 등의 단계를 거쳐 선정된다. 도량발호 외에 후안무치(厚顔無恥·낯짝이 두꺼워 부끄러움이 없다, 28.3%) 석서위려(碩鼠危旅·머리가 크고 유식한 척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