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리시아·카나리제도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 어려울 경우 야외흡연 금지"
스페인감염병학회 '감염자가 마스크 벗고 담배 피울 때 비말 분출 우려'
스페인의 지방정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야외 흡연 금지 조치에 속속 나서고 있다.

실외에서 사람과 사람 간 물리적 안전거리를 확보할 수 없는 경우에는 마스크를 벗고서 담배 연기를 내뿜는 흡연이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높인다는 이유에서다.

스페인령 카나리제도 행정청은 13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야외 흡연 금지 조치를 14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앙헬 빅토르 토레스 카나리제도 행정청장은 "군중이 모여있거나 개방된 공간에서 충분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지켜질 수 없는 경우에는 흡연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흡연 금지 조치는 건물의 야외 테라스에도 적용되며 미준수 시에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스페인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야외 흡연금지령이 내려진 것은 카나리제도가 처음이 아니다.

전날 갈리시아 지방정부도 실외에서 사람 간 2m의 물리적 거리를 유지할 수 없는 경우 흡연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수도 마드리드 일대와 안달루시아 지방에서도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야외 흡연 금지령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스페인의 지방정부들이 이처럼 야외 흡연 금지에 나선 것은 코로나19에 감염된 무증상 흡연자가 마스크를 벗고서 담배 연기를 내뿜을 때 바이러스가 포함된 침방울(비말)을 분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지난달 스페인감염병학회는 흡연이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에 흡연 금지조치가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스페인은 현재 유럽에서 코로나19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

최근에는 재확산 기류가 뚜렷해지면서 매일 1천~3천명가량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누적 확진자는 현재 37만8천168명으로 유럽에서 가장 많다.

최근에는 바르셀로나를 포함한 카탈루냐 지방 등을 중심으로 재확산 기류가 확연히 감지되면서 각 지방 보건당국들이 속속 봉쇄 조치를 다시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보건당국의 야외 흡연 금지령이 코로나19 확산 차단에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카를로서3세보건연구소의 감염병학자 페르난도 가르시아 박사는 AFP통신에 "개방된 공간에서 흡연이 질병을 전파할 수 있다는 주장에는 아직 과학적인 정보가 충분치 않다.

충분한 증거도 없이 극단적 조치를 시행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