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건장관의 방문을 계기로 양안(兩岸·대만과 중국)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마잉주(馬英九) 전 대만 총통이 양안 간에 전쟁 발발 시 미국이 개입하기 전에 끝난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고 대만언론이 12일 보도했다.

연합보 등에 따르면 마잉주 전 총통은 10일 타이베이에서 열린 '양안 관계와 대만 안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중국의 대(對)대만 공격 전략은 단시간 내에 전쟁을 끝내 대만이 미군의 지원을 기다릴 기회를 아예 없애버리는 것이며 현재로 볼 때 미군은 근본적으로 올 수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민당 주석을 지낸 마 전 총통은 특히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과거 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대만이 공격을 받는다면 중국은 매우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면서 대만이 첫 공격을 받은 후 세계 각국이 대만을 지원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한데 대해 "조금 걱정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총통 자리에 있는 사람은 우리 동포에게 며칠을 버틸 수 있다고 알려주는 것이 아닌 전쟁이 발생하지 않게 할 수 있다고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마잉주 前대만총통 "양안 전쟁 시 미국 개입 전에 끝나"
이와 관련, 대만 국방부 대변인 스순원(史順文) 소장은 전날 기자 브리핑에서 마잉주 전 총통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국가의 안보는 외국의 지원에 의지해선 안 된다며 "내 나라는 내가 지킨다"고 자주국방 의지를 밝혔다.

마잉주 前대만총통 "양안 전쟁 시 미국 개입 전에 끝나"
스 대변인은 이어 중국이 지금껏 대만을 무력 침략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면서 이것이 대만 해협의 긴장 상황을 고조시키는 근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만군은 연합 정보 감시 정찰과 훈련을 통해 국가 안보를 수호하는 막중한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집권당인 민진당은 중화민국(대만)의 3군 통수권자였던 마잉주 전 총통의 이 같은 발언은 대만인 대부분의 의사와는 매우 다르며 대만군의 전력을 폄하해 대만군의 사기에 상처를 주는 발언이라고 반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