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이어 수재(水災)까지 겹치면서 중국 서민들의 생활고가 가중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 보도했다. 경기 침체로 소득이 정체된 상황에서 각종 재난으로 물가가 올라 경제 회복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저소득층 소득 지표인 가처분소득 중간값이 1분기에 줄어든 데 이어 2분기에도 평균값에 비해 느리게 회복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상위층의 소득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중간값이 평균값보다 작게 나온다. 많은 국가에서 임금이나 소득의 중간값을 각종 정책 목표의 기준으로 삼는다.

중국의 가처분소득 중간값은 분기당 약 7000위안(약 118만원) 정도다. 이 중간값이 올해 1분기(1~3월)에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했다. 평균값은 0.8% 증가했다. 2분기에는 평균값이 2.4% 오른 반면 중간값은 0.5%밖에 상승하지 않았다. 지난해 4분기는 중간값이 9%, 평균값이 8.9%를 나타내는 등 2018년부터 작년까지 2년 동안 중간값과 평균값 모두 분기별로 8~9%씩 상승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수입이 지연되고, 중부 지방 홍수로 곡물 수확과 유통에 차질을 빋으면서 식재료 가격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6월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물가 상승세는 여름 내내 지속될 전망이다.

식재료 가격 상승과 소득 증가 정체가 결합되면서 저소득층의 삶은 팍팍해지고 있다. 이는 2021년부터 '샤오캉(小康: 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로 진입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목표 달성도 더욱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중국 가계 지출에서 식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분기 28%에서 올 1분기 34%로 급등했다. 2분기에도 32%에 달했다.

블룸버그는 소비자들이 계속해서 지갑을 닫으면 경제 회복력을 저하할 것으로 봤다. 최근까지 중국 경제는 생산 측면에선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소비 부문이 아직 미진한 상황이다.

소시에떼제네랄 홍콩법인의 미셸 람 중국이코노미스트는 "돼지고기 가격 상승으로 촉발된 식재료 인플레이션이 지난해부터 시작돼 올해 저소득층에 심각한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