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지용문학상 수상자에 장석남 시인
제32회 정지용문학상 수상자로 장석남 시인(55·사진)이 선정됐다. 수상작은 '목도장'이다.

정지용 문학상은 시인 정지용의 문학 정신을 기리고 그의 문학적 업적을 기념하기 위해 시와 시학사가 1989년에 제정한 문학상이다. 정 시인의 고향인 옥천군과 옥천문화원이 공동 주최하고 후배 문인들로 구성된 '지용회'가 주관해 매년 시 한 편을 선정해 시상한다.

심사를 맡았던 유자효 시인(지용회 회장)은 “이 흐린 나라를 하나 물려주는 일에 이름이 다 닳았으니”와 같이 빼어난 구절을 담는 등 서정과 인식의 조화가 잘 이뤄진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이성천 문학평론가(경희대 교수)도 수상작이 '닮음'과 '비어있음'이 주관하는 부재의 상실감을 절절한 마음으로 그리면서도 절제된 내면을 통해 진한 감동으로 승화시킨 수작이라고 말했다.

장 시인은 "정지용 시인 시를 통해 암울한 시대로 들어가 잠시 그의 '울음'에 동참할 때마다 내 안에 나도 모르던 깨어나는 빛을 느낀다"며 "시의 힘이자 개인의 내면 속 숨은 희망을 의미하는 그 빛 덕에 내 삶의 암울함을 위로 받았는데 큰 행운의 상까지 받게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 시인은 198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돼 등단했다. 1991년 첫 시집 새떼들에게로의 망명(문학과지성사)을 낸 뒤 30년째 시를 쓰고 있다. 1990년대 이후 젊은 시인의 선두에서 서정시의 계보를 이어 시의 서정성을 현대적으로 담아 낸 이른바 '신서정'을 주도해 오고 있다. 1992년 '김수영문학상', 1999년 '현대작품상' 등을, 2010년 '미당문학상'을, 2018년 '지훈문학상' 등을 받았다.

당초 시상식은 지난 5월 15일 33회 지용제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연기돼 10월 17일 충북 옥천군 하계리 지용제 무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장 시인은 상금으로 창작지원금 2000만원을 받는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