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가족 "부끄러운 나라"…정총리에 "여기 뭐하러 왔나"
의암댐 사고현장 찾은 정총리 "어처구니 없다" 탄식(종합)
정세균 국무총리는 6일 강원도 춘천 의암댐에서 발생한 선박 전복 사고 현장을 찾아 실종자 수색 상황을 점검하고, 재발 방지를 지시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2시 30분께 정부서울청사를 떠나 춘천 의암댐으로 향했다.

오후 4시에 총리공관에서 열 예정이던 목요대화에는 불참했다.

정 총리는 사고 현장에 도착해 "모든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최대한 신속하게 실종자를 구조하라"며 "사고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정 총리는 사고 선박 중 규모가 작은 춘천시청 행정선에 기간제 공무원들이 너무 많이 탄 것 같다는 보고를 받고 "참 안타깝고 부끄럽기 짝이 없다"며 "국민들이 얼마나 실망하고 통탄하겠느냐. 잘 좀 하라"고 담당자들을 질책했다.

정 총리는 "소방이나 경찰뿐 아니라 전국 지자체 공무원들이 수시로 이런 위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 단단히 대비해야 한다"며 "정말 국민들에게 부끄러워서 낯을 못 들겠다"고 말했다.

또 댐이 방류 중인데도 경찰정이 인공 수초섬을 고정하려다가 침몰한 데 대해선 "그땐 떠내려가게 둬야지 판단을 잘못한 것 아니냐. 너무 기가 막힌다"며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뭐라고 이야기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은 정부의 수색 작업에 불만을 드러내면서 "녹을 먹는다는 분들이 부끄럽지도 않으냐. 부끄러운 나라"라며 "총리님 가족이 실종됐으면 이렇게 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정 총리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고 창피스러운 일"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불을 켜고 (수색)할 수 있는 것은 해달라"는 실종자 가족의 말에 정 총리는 "감안해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지시를 적절하게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들은 "여기에 뭐하러 왔느냐. 영혼 있는 답변을 해달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의암댐 사고현장 찾은 정총리 "어처구니 없다" 탄식(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