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의 지지도가 하루 기준이지만 처음 역전됐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여론조사업체인 리얼미터의 지난 3~5일 조사에 따르면 정당 지지율이 민주당은 35.6%, 통합당은 34.8%로 격차가 1%포인트 안으로 좁혀졌다. 하루 단위로 보면 5일 민주당 34.3%, 통합당 36.0%로 여야 역전현상까지 나타났다. 지난 4·15 총선 직후 민주당(52.1%) 지지율이 통합당(27.9%)보다 두배 가까이 높았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다. 주된 이유는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 실패 탓이란 분석이다. 미국의 외교안보 전문지인 더내셔널인터레스트가 최근 “문 정부의 주택 위기는 정치적 위기가 됐다”고 평가한 그대로다.

이번 조사 결과는 문 정부가 지난 3년여간 밀어붙인 부동산 정책에 대한 냉정한 성적표로 볼 수 있다. 총선 참패 이후 지리멸렬해온 통합당이 국민적 공감을 산 윤희숙 의원의 국회 연설 외에는 뚜렷이 내세울 게 없다는 점에서 그렇다. 지금까지 23차례나 대책을 내놓고도 집값 안정에 실패한 것이 가장 큰 실점 요인이다. 집값을 잡겠다며 주택 취득세, 보유세, 양도소득세 등 세금을 올리고, 국회 법 통과도 일방 독주한 것이 국민의 반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그 결과 집값은 더 뛰고, 전·월세 감소로 무주택자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

그 바탕엔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치’가 깔려 있다. 정부·여당은 집값 상승을 시중에 풀린 유동성에 따른 수요 증가와 주택 공급 부족 때문으로 보지 않았다. 투기세력의 불로소득 탓으로 규정하고, 투기꾼 때리기에만 집중했다. 다주택자와 1주택자, 유주택자와 무주택자를 분리해 ‘가진 자’를 공격함으로써 정치적 이득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집주인과 세입자를 대립하게 만든 전·월세 규제도 마찬가지다. 그러다 보니 대책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두더지잡기식 대증요법만 되풀이했다. 이런 부동산 정치에 대한 국민의 염증이 여론조사에 반영된 셈이다.

정부·여당은 이번 조사 결과를 국민의 준엄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지지율은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와 같아 수시로 변한다고 한다. 그러나 지지율 변화로 드러나는 민심은 천심이다. 민심을 되돌리려면 시장의 비판을 겸허히 듣고 정책 방향을 바꾸는 자세가 필요하다. 야당과의 진지한 정책협의도 뒤따라야 한다. 부동산 정책만이 아니라 모든 국정 운영이 그래야 할 것이다. 여당이 176석의 압도적 과반 의석에 취해 민심을 무시하고 일방독주를 계속한다면 언젠가 뼈아픈 심판의 결과를 마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