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신고 109건…전문가 "벌목작업 산사태 위험 키운다"

기록적인 폭우로 물난리를 겪고 있는 충북 제천에서 산사태도 무수히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천시는 산림조합과 함께 봉양·금성·백운·송학면 등 산림지역에서 산사태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시는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깊은 산림의 피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산림청에 헬기 지원도 요청했다.

지난 4일까지 접수된 산사태 신고는 109건(30㏊)이다.

거의 산자락이나 산 밑 주택과 농경지에 토사가 유출됐다는 내용이다.

제천 산사태도 심각…"벌채가 원인" vs "워낙 많은 비"(종합)
일부 피해 주민은 "벌채로 산사태 피해를 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고된 지역만 보면 벌채하지 않은 곳보다 벌채한 곳이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나무나 나뭇잎 등의 완충작용 없이 빗물이 땅에 스며들고 임도 등이 개설돼 있어 벌채지는 집중호우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이번 폭우에 벌채지 산사태가 많았지만, 벌채 자체는 산림당국이 장려하는 사업이다.

고목이 되면 탄소 흡수량이 급격히 떨어지는 만큼 적기에 벌채하고, 신규 조림으로 산림을 건전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나무는 40년 이상, 낙엽송은 30년 이상 돼야 벌채가 가능하다.

제천 산사태도 심각…"벌채가 원인" vs "워낙 많은 비"(종합)
시 관계자는 "벌채하지 않은 산에서도 능선부나 계곡부도 떨어져 나가는 등 큰 피해가 났다"며 "단기간에 워낙에 많은 양의 비가 내려 동시다발적으로 산사태가 난 것이지, 벌채 탓으로 몰고 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과 교수는 "벌목을 할 때 굴삭기 등 장비가 들어가 흙을 헤집어놓기 때문에 푸석푸석해져 비가 잘 들어가고 산사태로 이어진다"며 "2017년 청주 2곳에서도 산림 벌목과 수종 개량 관련 산사태로 2명이 사망한 사례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무가 다 자라지 않은) 산 아래 주택은 2m 높이의 철근콘크리트 옹벽을 설치해야 산사태로부터 안전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지난 2일 제천지역에는 봉양 359㎜, 금성 316㎜, 백운 277㎜, 송학 208㎜의 '물 폭탄'이 떨어졌다.

지난 2일부터 5일 오후 1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시내 428㎜, 봉양 456㎜, 금성 431㎜, 백운 403㎜, 송학 343㎜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