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강의 홍수조절 최후 보루인 소양강댐의 수문이 3년만에 열렸다. 닷새째 이어진 집중호우로 홍수기 제한수위를 넘어서다.

한국수자원공사 소양강지사는 이날 오후 3시를 기해 수문을 차례로 열어 물을 쏟아냈다. 소양강지사는 가운데 수문 1개를 1m 높이로 연 데 이어 양옆의 수문을 열고, 또다시 양옆의 수문을 여는 방식으로 수문 5개를 모두 개방했다.

수문 개방 소식에 댐을 찾은 시민 등은 소양강댐이 거대한 물줄기를 뿜어내는 장관을 카메라에 담았다. 오후 3시 30분을 기준으로 수문을 1.6m 높이로 열어 발전방류를 포함해 초당 810t의 물을 방류하고 있으며, 최대 3000t 방류를 목표로 수문 높이를 단계적으로 조절할 방침이다. 소양강지사는 일단 15일 자정까지 방류할 예정이며 강우 상황에 따라 기간이 늘거나 줄어들 수 있다.

1973년 10월 완공된 소양강댐은 2017년 8월 25일 오후 2시부터 28일 낮 12까지 나흘간 70시간 동안 수문을 열고 물을 방류하는 등 모두 14차례 수문을 열었다. 올해의 경우 최근 집중호우로 인해 소양강댐이 제한 수위를 초과함에 따라 수문 개방이 불가피했다.

소양강댐 수위는 춘천, 인제, 양구, 홍천 등 댐 유역에 폭우가 내리면서 유입량이 많이 늘어나 이날 오전 8시 30분을 전후해 홍수기 제한수위인 190.3m를 넘겼다. 지난달 31일 초당 93t이 댐으로 유입되던 것이 1일 초당 100t, 2일 초당 157.7t 수준으로 점점 늘어나더니 댐 유역에 비가 집중됐던 이달 3일에는 1327t으로 전날보다 8.5배나 급증했다. 4일에는 초당 1761t의 물이 유입된 데 이어 5일 오후 1시 기준으로 4458t의 물이 유입되더니 오후 2시 50분을 기준으로 유입량이 5000t을 넘어서기도 했다.

현재 북한강 수계의 댐이 수문을 열고 물을 하류로 흘려보내는 상황에서 최상류 소양강댐마저 방류가 이뤄져 한강 수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잠수교가 침수되는 등 도로 곳곳의 차량이 통제되고 있는데 수문을 추가 개방하면 피해는 더 늘어날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

한강홍수통제소 관계자는 "소양강댐에서 방류한 물이 한강대교까지 도달하기까지 16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한강 수위가 1∼2m가량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방류량이 3000t으로 아주 많지는 않기 때문에 지금보다 상황이 크게 악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14차례 방류 때도 수도권에 별다른 피해를 주지는 않았다.

또 비구름대가 소양강 북쪽으로 빠져나가는 점과 한강 하류를 통해서 물이 바다로 빠져나가는 점 등을 종합해서 고려하면 크게 걱정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국수자원공사 소양강지사 관계자는 "춘천의 경우 소양3교 지점을 기준으로 소양강 수위가 2m 안팎으로 오를 것으로 보이며, 방류로 인한 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춘천시는 긴급재난 문자를 통해 "댐 하류 하천변의 야영객, 어민, 지역주민 등은 대피를 바란다"고 알렸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