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젠이 유전자가위로 만든 콩이 미국 농무부(USDA)로부터 유전자변형식품(GMO)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정을 받았다. 유전자가위를 이용한 종자사업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지학 툴젠 종자사업본부장은 4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기존 콩보다 항산화·항노화 성분인 올레익산이 두 배 이상 많이 함유된 유전자가위 콩 종자가 지난달 말 USDA로부터 GMO가 아니라는 결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툴젠이 개발한 종자에 이 같은 결정이 내려진 것은 지난 5월 신품종 페튜니아에 이어 두 번째다.

GMO는 특정 유전자를 집어넣어 원하는 형질을 발현시킨 작물이다. 콩에 제초제 저항성을 갖는 다른 작물의 유전자를 삽입해 제초제를 많이 뿌려도 죽지 않는 콩을 만들 수 있다. GMO는 각국 정부로부터 강력한 규제를 받고 있다. 유전자가 조작된 제품이라 섭취 시 체내에 유전적 문제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GMO를 개발해도 수년간 인체와 환경에 유해성이 없는지 검증받아야 한다. USDA로부터 GMO가 아니라고 인정받으면 이런 규제를 받지 않고 일반 농산물과 동일하게 상업화할 수 있다.

유전자가위로 개발한 작물은 다른 유전자를 삽입하지 않고 작물이 본래 가지고 있는 염기서열의 염기 일부를 바꿔 변이가 일어난 것이다. 이 변이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변이와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에 GMO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USDA는 판단했다.

툴젠은 이 콩 종자를 상업화하기 위해 중앙아시아에서 올초부터 시험 재배를 하고 있다. 종자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지역을 찾기 위해서다. 한 본부장은 “소규모 시험 재배에 성공한 뒤 규모를 점점 늘려 3년 내 상용화할 것”이라며 “중앙아시아, 중국, 남미 등에서 대량 재배할 수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