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자 신분임에도 화재 현장에서 주민을 대피시키고 구조하다가 화상을 입은 카자흐스탄 국적의 알리씨에게 4일 정부의 의상자 증서가 전달됐다.

주민 구조하다 화상 입은 알리씨 의상자 증서 받아
김진하 양양군수는 4일 군수실에서 율다셰프 알리아크바르(29)씨에게 보건복지부의 의상자 증서를 전달하고 격려했다.

알리씨는 지난 3월 29일 오후 11시 22분께 강원 양양군 양양읍의 한 원룸 화재 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주민을 대피시키고 구조하다가 화상을 입었다.

2017년 관광 비자로 입국해 일용직으로 일해온 그는 불법 체류 사실이 드러날 수 있음에도 계단을 오르내리며 화재를 알려 10여 명을 대피시키고 건물 외벽에 설치된 가스 배관과 TV 유선 줄을 잡고 2층으로 올라가 주민을 구조하다 목과 등, 손에 2∼3도의 화상을 입었으나 제대로 치료를 할 수 없었다.

이에 인근 주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알리씨 치료에 나섰고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와대 국민청원에 '알리씨가 한국에 남아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글이 올라오는 등 응원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양양군도 지난 6월 보건복지부에 의상자 선정 신청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7월 24일 열린 의사상자심사위원회에서 알리씨를 의상자로 인정하고 이날 양양군을 통해 의상자 증서를 전달했다.

불법체류자인 알리씨는 이번 의상자 인정에 따라 법무부에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을 얻어 이달 중 영주권을 신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하 양양군수는 "증서를 전달받은 알리씨는 '도와주신 대한민국 국민께 정말로 감사하다.

은혜를 꼭 갚고 싶다'는 말을 했다"며 "앞으로도 그를 도울 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