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교수가 벤처특별법, 코스닥시장 등 기반을 닦아 혁신 벤처기업들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이 같은 도전정신은 후배 창업가에게 계승돼야 합니다.”(이장우 경북대 경영학부 교수)

대한민국 벤처업계의 대부로 꼽히는 고(故) 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타계 1주기를 맞아 3일 벤처업계 및 학계가 공동으로 경기 성남시 수내동 휴맥스빌리지에서 추모식을 마련했다. 주최 측은 추모식에 이어 별도의 포럼 행사를 열어 정부의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등 벤처업계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날 포럼에 강연자로 나선 이장우 교수는 ‘혁신 기업가’로 이민화 회장을 기억했다. 이 교수는 “(이 회장은) 초음파기기를 바탕으로 지멘스, 필립스, 제너럴일렉트릭(GE)이 장악한 세계 의료기기 시장에서 틈새시장을 열었다”고 말했다.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은 “기업가로서 주어진 환경을 상황에 맞게 활용한 실용주의자였다”고 회고했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혁신을 주도한 씨앗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장흥순 블루카이트 대표는 “벤처기업을 인수하려는 매수자들이 기업 가치를 공정하게 평가해 제값에 인수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벤처투자가 활발해질 수 있다”며 기업공개(IPO) 시장 활성화를 주문했다. 정성인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도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강조했다. 그는 “한국거래소의 코스닥시장본부를 따로 독립시키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배달의민족’ 앱을 운영하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은 “기업가가 일자리를 만들고 커다란 사회가치를 창출하는데 평가절하돼 있다”며 기업가를 존중해주는 사회 문화 조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대표 등 후배 벤처인과 이병태 KAIST 교수, 홍석우 전 지식경제부 장관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명예회장은 1985년 국내 1세대 벤처기업인 메디슨을 세운 후 1995년 벤처기업협회 초대 회장을 지내며 중소기업을 위한 코스닥시장 설립을 추진했다. 1997년에는 창업 촉진을 위한 벤처기업특별법 제정에도 공을 들였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