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산 폐터널에 유치원·도서관·오피스…'쌈지파크'로 관광개념 확 바꾼다
남이섬 강우현 "강촌은 원더풀, 피암터널은 컬러풀"

강원 춘천지역 대표 관광지였던 강촌의 제2 전성기를 위해 옛 강촌역과 피암터널에 구간별로 이색공간이 들어서는 '쌈지파크'가 추진돼 이목이 쏠린다.

1980년대까지 호황을 누렸지만, 경춘선 전철 개통으로 역사가 이전되면서 관광객이 급감하자 주민들이 남이섬을 국내 대표 관광지로 만든 강우현(현 제주탐나라공화국 대표) 부회장에게 요청해 나온 아이디어다.

강 대표가 침체한 강촌의 활성화를 위한 핵심 중 하나로 꼽은 것은 옛 강촌역과 피암터널의 명소화다.

강촌을 대표하던 곳이었던 만큼 이곳에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엉뚱발랄' 이색 공간을 만들자는 것이다.

그는 "옛 강촌역사는 수도권에서 보기 드문 산악형 시설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250m에 달하는 개방형 터널"이라며 "이곳을 강촌의 추억과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공간을 만들고 강촌문화의 근거지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가 제시한 방안은 흉물스럽게 방치된 피암터널 내부 30m가량씩을 구간별로 만물백화점, 공유오피스, 주말 유치원 운영 등이다.

우선 터널 내부 88m에 걸쳐 전시 갤러리와 공연장 등이 있는 그래픽 터널과 공예품을 제작, 판매하는 공예 아트공방을 제시했다.

또 30m에 걸쳐 주문식당이 들어서 주변 음식점에서 배달이 가능하도록 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이를 통해 폐업이 속출하는 지역상가를 살리자는 취지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비대면이 가능한 비즈니스 개념의 공유 오피스, 도예·수예·목공 제작과 체험이 가능한 만능공방 조성도 밝혔다.

특히 국내외 그림책을 비치하고 열람하는 그림책 도서관과 유명 서점 유치, 주말 유치원 운영을 각각 계획했다.

옛 강촌역은 1층에 만물백화점, 안내센터, 휴게시설을 실치하고 2층에 강촌의 절정기를 되짚어보는 역사박물관을 구상했다.

옛 역사 주변에는 주민으로 구성된 마을조합이 결성돼 주말마다 장터를 여는 프로젝트도 담겼다.

이와 관련해 강 대표는 28일 주민들을 만나 설명회를 통해 의견을 모았다.

춘천시 남산면 강촌1∼3리와 방곡1리 일대인 강촌은 북한강을 끼고 주변 구곡폭포, 문배마을, 검봉산과 연계된 천연 관광자원이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서울과 경기지역 젊은이들이 완행열차를 타고 강촌을 찾았고, 당시 정차역이던 강촌역은 명물이었다.

하지만, 2010년 12월 20일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으로 역사가 폐쇄돼 인근으로 이전, 현재 건물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춘천시는 옛 강촌역사 일대를 매입하거나 임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가파른 암벽 아래 역에 위치한 피암터널은 벽면에 낙서를 넣는 그라피티 지역으로 유명세를 더했지만, 역 폐쇄로 4년이 넘도록 방치되다시피 했다.

실제로 춘천시가 파악한 관광객은 1980년대 180만 명에 이르던 관광객이 지난해 70만 명으로 줄어들었다.

지난 2015년 레일바이크 옛 강촌역 탑승장 폐쇄에 이어 2017년 강촌상가 관통 도로의 외곽 이전으로 공동화는 더 심화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앞으로 관광이라는 개념은 없는 만큼 한국 어디에도 없는 가장 향토적이자 세계적인 공간인 강촌관광의 신개념으로 계획했다"며 "외국의 야외교육 체험 성공 모델들을 연계해 주말 유치원 등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마을 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아이디어는 결국 주민들이 만드는 강촌이 되어야 한다"며 "앞으로 외부 전문가도 참여한 마을조합을 만들어 구체적인 사업이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