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코호트 연구…고위험 음주 산모, 거대아 출산위험 2.5배 증가 가임기 여성의 임신 전 음주가 태아의 발달 능력을 감소시키고, 거대아 출산율을 높인다는 점을 동물실험 등을 통해 뒷받침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김원호 박사 연구팀(이유정·김지연·이대연)은 맥주와 유사한 수준인 5% 알코올이 든 식이(먹을거리)를 임신 전 2주 동안 실험용 쥐(마우스)에 하루 4.4g씩 섭취시킨 뒤 태아의 발달 능력 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알코올이 든 식이를 섭취한 마우스의 임신을 유도한 뒤 태아발달-출산-성장에 이르는 각 단계에서 생체 내 산모와 태아 각 조직의 대사기능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알코올이 든 식이를 섭취한 마우스는 그렇지 않은 마우스와 비교해 임신능력이 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아 수와 태아발달능력도 각각 11%, 23% 감소했다.
발가락 기형은 7% 증가했다.
또 새끼 마우스의 출생 직후 몸무게는 정상군보다 1.87배 높았지만, 생후 1주, 2주, 3주에는 몸무게가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전 음주를 한 산모에서는 혈당 분해 능력이 감소하고 지방간 형성이 증가했는데, 이런 현상은 태아 발달 이상 및 거대아 발생 증가의 주요 원인이 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로 국립보건연구원이 구축한 한국인 임신 코호트(cohort·특정 경험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집합) 2천886명을 음주량에 따라 비음주군(561명), 일반음주군(2천99명), 고위험음주군(226명)으로 구분하고, 거대아 출산율을 비교했다.
고위험 음주군은 한 번에 5잔 이상, 주당 2회 이상 음주를 하는 경우다.
그 결과 고위험음주군에서는 거대아 출산율이 7.5%로 비음주군(2.9%)보다 2.5배, 일반음주군(3.2%)보다 2.3배 높았다.
또 거대아 출산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을 보정한 이후에도 고위험음주군의 거대아 출산 위험은 비음주군보다 2.3배 높았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임신 전 음주가 불임·난임, 태아 발달 저하나 기형아·거대아 출산, 출생 후 성장 발육 등의 위험요인이란 직접적인 근거를 제시한 것"이라며 "가임기 여성, 특히 임신을 계획하는 여성은 임신 전부터 음주를 중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동물실험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게재됐다.
한국인 임신 코호트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에 제출돼 개정 작업 중에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