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매하는 곡마다 차트 꼭대기에 오르고 이들이 출연한 음악방송은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는 등 반응이 뜨겁다.
듀스의 '여름 안에서'를 커버한 첫 음원에 이어 데뷔 타이틀 '다시 여기 바닷가'와 수록곡 '그 여름을 틀어줘'도 발매와 동시에 최상위권에 진입했다.
지난 26일 자 멜론 일간 차트에서는 '다시 여기 바닷가'가 1위, '그 여름을 틀어줘'가 4위, '여름 안에서'가 6위에 오르는 등 10위권 3곡이 싹쓰리 노래였다.
같은 날 지니뮤직 일간 차트에서는 '그 여름을 틀어줘'와 '다시 여기 바닷가'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다시 여기 바닷가'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공개 이틀 만에 조회 수 320만 뷰를 넘어서기도 했다.
대중적 호감이 큰 MC 유재석과 인지도 높은 원조 톱스타 비·이효리는 사실 '불패 조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수로서 비와 이효리의 최근작이 대중적으로 크게 흥행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싹쓰리 음악의 인기를 스타 파워만으로 설명하기는 부족한 면이 있다.
싹쓰리를 반기는 이들은 무엇보다 예전 향수를 되살린다는 점에 환호한다.
'여름 시즌 송' 부활을 표방한 싹쓰리는 쉽고 단순한 멜로디가 특징인 1990년대 댄스 음악을 그 시절 감성에 충실하게, 나름 세련된 편곡으로 재현했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30∼40대에겐 동세대의 공통적 경험을 떠올리며 감정 이입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싹쓰리를 보면 '옛날 생각이 난다'는 반응이 많은 이유다.
한 30대 후반 남성은 "싹쓰리 노래 들으면 라디오에 엽서 보내고 공개방송 방청하러 가던 중학생 시절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유재석은 지난 25일 온라인 팬 미팅에서 싹쓰리의 인기 비결에 대해 "저희와 비슷한 연령대에 계신 분들은 옛 추억이 생각나고 요즘 분들이 듣기에는 요즘 스타일의 음악이 아니어서 더 신기하고 신선할 수 있는 것 아닐까"라고 말했다.
이런 '추억 환기'는 어딘가 아련한 정조도 불러일으킨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대중들은 신나면서도 은근히 그 안에 슬픔이 있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런 정서를 잘 표현했고 가사도 쏙쏙 들어온다"고 말했다.
반면 싹쓰리의 흥행을 '음악의 힘'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수년 전부터 복고가 트렌드가 되면서 1990년대 가요를 모티브로 삼은 음악은 이미 많이 나왔다.
싹쓰리도 그 연장선에 있기는 하지만 결국 '놀면 뭐하니?'의 시의적절한 기획력과 황금시간대 홍보 효과가 결정적이었다는 얘기다.
특히 몇 주간 방송으로 캐릭터와 서사를 쌓고 멜로디를 반복적으로 노출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청자의 뇌리에 스며들었다.
차트 상위에 오르지 않으면 음악을 알리기 어려운 시대에 방송은 확실한 홍보 수단이 된다.
결국 싹쓰리가 대중음악계에서 재미있고 영리한 '예능 콘텐츠' 이상의 시사점이 있는 시도인지는 의문 부호가 있던 셈이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음악의 힘이 아니라 순전히 방송의 힘이라고 생각한다"며 "레트로는 몇 년간의 트렌드였고,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읽어내고 실험한 데 의의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평론가는 "음악 콘텐츠 자체에 대한 수요나 관심이 떨어지다 보니 실시간 차트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예능 프로그램이나 광고, 영화 등에 나와야 비로소 주목을 받고 들어보는 요즘의 상황을 잘 보여주는 예"라고 진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