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명가` SK바이오사이언스, AZ와 손잡고 기업공개 나선다
SK그룹의 백신 개발 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가 내년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소식에 SK바이오팜과 같은 `상장 신화`를 써려갈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2021년 상장 목표"···상장 신화 이어가나?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1년 내에 기업공개(IPO) 추진을 위해 NH투자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했다고 26일 밝혔다.

투자재원 확보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추가 성장을 가속화시키기 위해 IPO를 추진키로 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SK바이오사언스는 2018년 7월 SK케미칼에서 분사한 백신 전문기업으로, 독감 바이러스 백신 등을 개발 및 생산하고 있다.

현재 SK케미칼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 98.0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적정한 기업가치를 평가 받을 수 있는 조건 아래서 IPO를 실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2년 전 분할 당시에도 기업공개를 통해 백신 사업 등을 확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며 "백신 사업의 꾸준한 성장세와 최근 아스트라제네카와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계약 등으로 기업가치는 1~3조원 사이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독감·대상포진 백신으로 실적 `고공행진`
`백신명가` SK바이오사이언스, AZ와 손잡고 기업공개 나선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1,833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2018년 1,399억원보다 31%가량 급증했으며, 영업이익은 221억원, 당기순이익은 141억원을 달성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요 제품은 백신이다.

세계 최초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와, 세계 두 번째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 그리고 국내에서 두 번째로 개발한 수두백신 `스카이바리셀라` 등 자체 개발한 백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의 약 45%가 스카이셀플루, 스카이조스터 등 자체 개발 백신에서 발생했다.

특히, 하반기 코로나19와 증상이 비슷한 독감 백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될 뿐 만 아니라, 질병관리본부가 올해부터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사업(NIP) 백신을 3가에서 4가로 바꾸면서 수혜를 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스카이셀플루4가의 `생후 6개월 이상~만 3세 미만 영유아 투여` 적응증을 승인해 모든 연령층에서 접종이 가능해지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감백신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는 전년 대비 14% 증가한 34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스카이조스터는 다국적 제약사 MSD의 `조스타박스`가 10년가량 유지하던 대상포진백신 독점체제를 깨고 국내 시장에 출시된 지 2년만에 기존 시장의 40% 이상을 대체했다.

▲ 폐렴구균 백신 등 신규 파이프라인 4개 임상중···명불허전 `백신 명가`
`백신명가` SK바이오사이언스, AZ와 손잡고 기업공개 나선다
SK바이오사이언스 현재 판매하고 있는 자체 개발 백신 외에도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며 `미래 먹거리`를 준비해놨다.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 파스퇴르와 공동 연구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GBP410)이 대표적이다.

양사는 2014년 `GBP410`의 공동 개발 및 판매 계약을 체결했는데, SK바이오사이언스의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 기술을 접목한 `GBP410` 개발 전 과정을 사노피 파스퇴르가 협력하는 조건이다.

계약체결 4년 만인 2018년, `GBP410`은 미국에서 임상1상에 착수했고 현재 1상을 완료한 뒤, 임상2상을 계획하고 있다.

이 외에도 소아장염 예방 백신 `NBP613`은 임상2상,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 `NBP615`은 임상1/2상, 그리고 장티푸스 예방 백신 `NBP618`은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질병관리본부와 협력해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합성항원 백신도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꼽힌다.

현재 비임상 단계로 독성과 유효성을 파악하고 있으며, 회사 측은 오는 9월 임상1상에 진입해 내년 하반기 백신 허가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에 주목하고 360만 달러의 연구개발비를 지원한 바 있다.

이후 이 달 20일, 재단 이사장인 빌게이츠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할 경우, 내년 6월부터 연간 2억 도즈씩 생산하게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 연간 1억 5,000만 도즈 생산가능한 안동 공장

`백신명가` SK바이오사이언스, AZ와 손잡고 기업공개 나선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분사한 지 2년 만에 빠른 성장이 가능했던 이유 중 하나로 연간 1억 5,000만 도즈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자체 생산시설이 꼽힌다.

2012년 3,000억원을 투입해 준공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북 안동 백신공장 `L하우스`는 세포배양과 세균배양, 유전자재조합, 단백접합백신 등 백신생산을 위한 기술과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또, 대지면적 6만 3,000㎡에 최첨단 무균 생산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어 새로운 전염병에 대한 신규 백신도 개발 즉시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AZD1222)을 안동 L하우스에서 생산하기로 계약을 맺으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위탁생산(CMO) 영향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이달미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안동 공장은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만큼 최첨단 설비를 갖추고 있어 추가적인 백신 위탁생산(CMO) 계약을 기대해 볼 만하다"며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가치를 1조1,579억으로 평가한다"고 리포트에서 밝히기도 했다.

▲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 CMO `빅딜`
`백신명가` SK바이오사이언스, AZ와 손잡고 기업공개 나선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와 위탁생산(CMO)계약을 맺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AZD1222`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학이 공동 개발하고 있다.

`AZD1222`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코로나19 백신 가운데 가장 빠르게 임상3상에 진입한 물질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AZD1222`에 적용된 바이러스 전달체 기술과 세포배양 생산 기술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어 다음달부터 `AZD1222` 생산에 들어가며 생산된 백신은 임상3상과 상용화 단계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이번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의 가치를 약 1조 7,000억원으로 추산했다.

문형민기자 mhm94@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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