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노사관계가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되면 국내 외국 기업들이 투자를 23%가량 늘릴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6일 이 같은 내용의 ‘주한 외국기업 노사관계 인식’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종업원 100명 이상인 외국계 기업 138곳을 대상으로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이뤄졌다.

응답 기업 중 한국의 노사관계가 외국인 투자 유치에 ‘부정적’이라고 보는 비율은 54.3%로 절반을 넘었다. ‘긍정적’이란 의견은 16.7%에 불과했다. 또 한국의 노사관계가 일본 수준으로 개선될 경우 외국 기업들은 투자 규모를 평균 23.4% 늘릴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 기업들은 한국의 노사협력 경쟁력이 독일, 미국, 일본보다 낮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노사협력 경쟁력을 100으로 가정했을 때 독일은 118.2, 미국은 115.8, 일본은 107.7이었다. 중국은 91.1로 나왔다.

노사 문제와 관련해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해고·전환배치 등 고용 조정’이라고 답한 기업(37.7%)이 가장 많았다. △노조의 경영 개입 등 과도한 요구(26.8%) △경직적 임금체계(16.7%) △노동 관련 제도·정책의 일관성 부족(15.9%)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의 노조가 개선해야 할 관행에 대한 질문에 절반 가까운 46.4%가 ‘대화와 타협을 거부하는 투쟁적 노조활동’을 꼽았다. 협력적인 노사관계를 정착시키기 위해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는 노사 간 대화창구 강화(29.0%), 노조의 투쟁 일변도 의식 개혁(26.8%) 순으로 나왔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