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과열에 중앙정부도 우려…한정 부총리 "부동산으로 경기 부양 안 해" 중국에서 일부 도시가 최근 집값이 폭등하자 강도 높은 부동산 시장 규제에 나섰다.
남부 광둥(廣東)성의 제조업 허브인 둥관(東莞)은 주택 가격 안정을 위한 9가지 조치를 25일 새벽 전격 도입했다고 중국신문망이 보도했다.
둥관에 후커우(戶口·호적)가 없는 사람의 주택 구매를 제한하고 부동산권리증 취득 후 3년이 지나야 양도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이다.
둥관은 광저우와 선전 사이에 있는 도시로 지난해 화웨이의 신사옥이 들어서기도 했다.
6월말 기준 둥관의 평균 주택 가격은 ㎡당 2만2천813위안(약 391만원)으로 1년 전보다 17% 올랐다.
특히 신규주택이 아닌 기존주택의 오름폭은 더욱 크다.
인민은행의 돈 풀기로 유동성이 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진정 이후 중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져 부동산 투기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앞서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선전은 중국에서 가장 뜨거운 부동산 시장으로 떠오르자 지난 15일 예상을 뛰어넘는 고강도 부동산 규제책을 도입했다.
선전시는 후커우 취득 후 3년이 지나야만 집을 살 수 있도록 했다.
이전까지는 후커우 취득 즉시 집을 살 수 있었다.
보유 주택 수도 가족은 2채, 독신자는 1채로 제한했다.
선전시의 지난 6월 기존주택 평균 가격은 1㎡에 6만5천83위안(약 1천115만원)으로 베이징보다 3% 비싸졌다.
기존주택 거래량은 상반기 4만4천채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급증했다.
선전의 집값은 5월까지 1년 동안 12% 올라 국가통계국이 가격을 집계하는 70개 주요 도시 가운데 상승세가 가장 가팔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선전의 규제 대책 도입 후 이곳의 부동산 투자자들이 후이저우(惠州) 등 인근 도시로 옮겨가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시장 과열에 중앙정부도 우려하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인 한정(韓正) 부총리는 전날 주재한 부동산 업무 좌담회에서 "부동산을 단기적인 경기 부양의 수단으로 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부총리는 "자금이 규정에 어긋나게 부동산 시장에 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부동산 시장에 출현한 새로운 상황과 문제를 고도 중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각 도시 정부가 문제를 발견하면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