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가 뉴스를 전하자, 해당 보도 프로그램의 진행자는 "서울입니까?"라고 질문했고, 한 패널은 "놀랐습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진행자가 다시 "도쿄가 아니네요"라고 재차 확인하자, 패널은 "도쿄로 왔으면 좋았을 텐데요"라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NNN은 NYT가 서울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이전 장소로 도쿄도 후보에 올랐지만, 외국 기업에 우호적이고 아시아의 주요 뉴스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서울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NYT가 지난 14일(현지시간) 밝힌 서울행 이유 3가지 중 2가지만 전하고, 나머지 하나인 '독립된 언론'(independent press)은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요미우리, 아사히, 마이니치, 니혼게이자이 등 4대 일간지를 비롯해 교도통신, NHK 등 일본의 6개 주요 매체의 관련 보도를 보면, 아사히신문만 '독립된 보도기관의 존재'를 서울행 배경으로 언급하고 있다.
다른 매체들은 언론 보도의 독립성이 NYT가 서울을 선택한 이유 중의 하나라는 사실을 보도하지 않았다.
NYT가 밝힌 3가지 이유 중 1~2가지만 거론하거나 이유 자체를 거론하지 않았다. 일본의 온라인 매체인 '리테라'(LITERA)는 NHK와 니혼게이자이 등 주요 매체가 NYT의 서울행 이유 중 '보도의 독립성'을 빼고 보도했다면서 "뉴욕타임스 (디지털 뉴스) 거점 이전을 둘러싼 보도에서도 일본 미디어의 한심한 모습이 드러났다"고 지난 19일 비판했다.
리테라는 2012년 2차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출범 이후 언론 자유의 후퇴를 거론한 뒤 "한국에 졌다거나 하는 수준이 아니라, 현재 일본에서 '보도의 자유'는 민주주의 국가로서 위험한 수준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NYT가 한국 언론의 독립성을 일본보다 높게 평가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NYT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최근 발탁된 메러디스 코핏 레비엔(49) 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독립 저널리즘'에 대한 포부를 밝힐 정도로 NYT는 보도의 자유를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다.
NYT 편집진과 임원진은 최근 사내에 공유한 글에서 "중국의 포괄적인 홍콩보안법이 사무소 운영과 저널리즘에 어떤 의미가 될지 불확실성을 조성했다"며 디지털 뉴스 거점 이전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한편, 국제 언론감시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RSF)가 지난 4월 21일 공개한 '2020 세계언론자유지수'에서 한국은 42위, 일본은 66위였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가운데는 선두지만, 전 세계로 보면 그리 높은 순위는 아니다.
RSF는 한국에 대해서는 "민주주의가 안정된 국가들에선 정부가 언론의 자유를 억누르기 위한 구실로 국가안보를 이용하기도 한다"며 "한국은 민감하다고 판단되는 정보, 특히 북한과 관련한 정보를 공표하는 행위를 무겁게 처벌하는 법(국가보안법)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