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악마는 어디서 게으름을 피우는가

▲ 눈 속의 에튀드 = 일본어와 독일어 2개 언어를 사용하며 일본과 독일 문학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초국적 작품을 발표해온 다와다 요코의 장편소설이다.

이 소설은 일본어(눈의 연습생. 2012년)로 쓰였다가 독일어(눈 속의 에튀드. 2014)로 쓰였는데, 이번에 소개되는 판본은 독문학자 최윤영 교수가 번역한 독일어판이다.

한 북극곰과 그 딸, 손자에 이르는 삼대의 이야기를 의인화해 풀어낸다.

1대 북극곰은 소련 서커스단 곡예사에서 작가로 변신했다가 망명의 길을 걷는다.

2대인 딸 북극곰은 발레리나를 꿈꾸다가 서커스단에 몸담아 세계 순회공연을 하고, 3대인 손자 곰은 독일 베를린 장벽의 붕괴를 지켜보며 서커스단과 운명을 같이 한다.

작가는 이런 일련의 연대기를 통해 이민과 계급 문제, 정체성의 혼란, 예술과 사랑, 환경과 동물 보호 이슈 등을 다룬다.

최윤영 옮김.
현대문학. 440쪽. 1만5천원.

[신간] 눈 속의 에튀드
▲ 음성 = 지난해 시선작품상 시 부문에서 수상한 허형만의 시집이다.

우리말의 의미와 운율을 탐구해온 특유의 맑은 서정이 독자들의 가슴을 촉촉이 적신다.

'아무리 살 떨리는 세상이라지만/ 살이 살에 기대어 함께 바라보는/ 별처럼 빛나는 꿈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 (시 '살')
허형만은 1945년 전남 순천에서 태어나 중앙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1973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 '비 잠시 그친 뒤', '바람칼' 등과 일본어 시집, 중국어시집 등이 있다.

한국예술상, 한국시인협회상, 펜문학상, 영랑시문학상, 윤동주문학상, 시선작품상 등을 받았다.

언어의집. 108쪽. 9천원
[신간] 눈 속의 에튀드

▲ 악마는 어디서 게으름을 피우는가 = '악마는 어디서 게으름을 피우는가/ 왜 나를 보지 못하는가, 어서 와서/ 아직 남은 내 젊음을 가져가지 않고/ 늙고 싶다 빨리 늙고 싶다/ 극도로 무력해지고 싶다' ('극심한 오늘' 부분)
'이미지스트'로 불리는 김개미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다.

현실과 환상을 오가며 외로움과 답답함, 슬픔의 무게를 노래한다.

강원도 인제에서 태어난 김개미는 2005년 '시와 반시'를 통해 등단했다.

시집 '앵무새 재우기', '자면서도 다 듣는 애인아', 동시집 '오줌이 온다' 등이 있다.

제1회 문학동네 동시문학상, 제1회 권태웅 문학상을 받았다.

[신간] 눈 속의 에튀드
걷는사람. 154쪽. 1만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