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일부 어린이집 급식이 양과 질 모두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루 종일 죽만"…제주 일부 어린이집 부실 급식 논란(종합)
제주지역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구성된 제주평등보육노동조합은 22일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노조는 "정부는 이달 초 전국 유치원·어린이집 설치 급식소에 대한 위생 점검에 나서면서 현재 제주지역 어린이집에서도 대대적인 위생 점검이 이뤄지고 있다"며 "하지만 이번 제주도 보건당국의 전수조사에 대해 벌써 보여주기식 점검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일부 어린이집에서 실제 제공했던 급식과는 다르게 급식 관련 서류를 한꺼번에 준비하거나, 실제 아이에게 제공했던 음식 재료를 부랴부랴 숨기고, 불량한 위생 상태를 덮기 위해 대대적인 급식실 청소가 이뤄지고 있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주지역 일부 어린이집에서 제공하고 있는 부실 급식을 촬영한 사진도 공개했다.

이 사진은 모두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 사이 촬영된 사진으로 전·현직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노조에 제보했다.

사진을 보면 식판에 두어 수저 분량의 쌀밥과 작은 두부 1조각만 들어있는 국, 생선 살과 깍두기 조금이 전부였다.

"하루 종일 죽만"…제주 일부 어린이집 부실 급식 논란(종합)
또 아무런 반찬 없이 건더기도 얼마 없는 국에 밥만 말아져 있기도 했다.

노조는 "제주 시내 한 어린이집의 경우 '평가인증'을 하는 날을 제외하고는 1년 내내 아무런 반찬 없이 국이나 물에 밥만 말아 아이들에게 점심으로 먹이고 있다"며 "어린이집 평가인증이 있던 날 식판에 밥과 국, 반찬이 따로 나와 보육교사와 원아들이 당황했다"고 주장했다.

또 학부모에게 보내는 어린이집 식단표와는 달리 원아에게 오전 간식과 점심 모두 죽만 제공한 어린이집도 있다고 노조 측은 폭로했다.

특히 노조에 따르면 이 어린이집은 음식 조리 후 2시간이 지나면 폐기해야 하는 원칙도 무시한 채 오전에 죽을 많이 만들어 오후에도 배식해 주는 행위를 반복했다.

노조는 "현재 도내 어린이집 실태에 대한 다양한 제보를 입수했다"며 "이 중 2018년부터 최근까지 도내 어린이집 488곳 중 30여 곳에서 '불량 급식이 나오고 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고 말했다.

불량 급식 신고가 들어온 30여 곳 중 어린이집 이름과 사진이 확보된 곳은 모두 8곳이다.

노조는 급식과 관련한 어린이집 시설 운영을 감시하고 개선하기 위해 어린이집 부실·불량급식 문제 신고센터를 운영할 방침이며 4천여 명에 달하는 제주지역 보육교사 노동자로부터 직접 신고를 받을 계획이다.

노조는 "그동안 도 보건당국에 부실·불량 급식과 관련한 대책 논의를 위한 간담회를 여러 차례 요구했지만, 보건당국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현장 노동자로부터 직접 부실·불량 급식 사례를 신고받아 재차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하고 보건당국에 신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루 종일 죽만"…제주 일부 어린이집 부실 급식 논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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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