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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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1일 민주당이 서울·부산시장 공천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해 "지금 저렇게 모두 답변할 필요가 뭐가 있냐"며 불만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고위전략회의에서 "이 지사가 저렇게 말해버리면 일주일 내내 시끄러울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는 "이 지사가 (서울·부산시장 공천에 대해) 답변하지 말았어야 한다"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시장 경선은 내년 2월 정도에 해야 하고, 그러려면 연말쯤 후보를 낼지 말지 결정하면 된다"며 "지금 만약에 얘기하면 계속 얻어맞기만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후보를 낼지 말지는 그때 가서 결정하면 된다"고 강조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이 대표가 서울·부산시장 공천 관련해 직접 입단속에 나서면서 이 지사에 대한 불만을 내비친 것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기자들이 자꾸 물어보니까 대답을 하는 것 같다"며 "지금 얘기해봐야 다음 지도부가 결정할 문제에 관해 이야기들 하지 않으시는 게 좋겠다는 취지의 말이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낙연 민주당 의원도 이 지사에 대한 비슷한 불만을 내비쳤다. 이 의원은 MBC라디오에 출연해 "공천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게 연말쯤 될 텐데 그걸 몇 개월 끄집어 당겨서 미리 싸우는 게 왜 필요한가"라며 "(내년 재보선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고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많은데, 당내서 왈가왈부하는 게 현명한가"라고 했다.

이 지사는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장사꾼도 신뢰를 유지하려고 손실을 감수한다”며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무공천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는 당 대표에 도전하는 김부겸 전 의원이 서울·부산시장 공천을 위해 "당원들의 뜻을 물어 최종 결정하겠다"며 당헌 개정을 시사한 것에 대한 비판으로 풀이됐다.

민주당 당헌 96조 2항에 따르면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 선거를 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돼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모두 성추행 의혹으로 물러나면서 '무공천 당헌' 규정을 두고 민주당은 고심하고 있다.

조미현/임도원 기자 mwise@hankyung.com